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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대신 오감으로…' 시각장애인 사진 갤러리 오픈

특수학교 인천혜광학교 이상봉 교사 "앞 못봐도 오감으로 촬영"
시각장애인 학생이 카메라로 찍은 세상
시각장애인 학생이 카메라로 찍은 세상(인천=연합뉴스) =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교사 이상봉(61)씨는 오는 18일 국내 첫 시각장애인 전용 사진갤러리 '북성동'을 개관한다. 인천 차이나타운 내 일명 '삼국지벽화 거리'에 있다.
사진은 인천혜광학교 사진동아리 '잠상'의 시각장애인 학생이 찍은 인천 풍경. 2015.7.16 <<이상봉씨 제공>>
son@yna.co.kr
'눈 대신 오감으로…' 시각장애인 사진 갤러리 오픈 - 2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교사 이상봉(61)씨의 키는 1m45㎝다. 성인 남자 평균 키에 크게 못 미친다.

그는 3살 때 생각지도 못한 장애와 만났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몇 년 지나지 않은 1957년 피란민이 모여 사는 대전의 한 마을에서였다.

집 앞에 세워둔 군용 차량 밑으로 기어들어간 이씨는 갑자기 귓등을 때리는 엔진 소리에 기겁했다.

키가 큰 군인은 3살짜리 땅꼬마가 차량 밑에서 노는 줄도 모르고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등뼈를 다쳐 척추후만증 진단이 내려졌다. 지체장애 6급이라는 장애 등급도 받았다.

"너무 어려서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아요. 어릴 때는 '곱추'라고 엄청 놀림을 받았습니다. 그렇다고 장애가 부끄럽지는 않았어요. 어쩔 수 없잖아요"

불편한 몸으로 일반 고등학교를 다닌 이씨는 동네 탁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특수학교라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청각장애가 있는 한 여학생이 탁구를 하러 왔다가 말을 붙이게 됐는데 알고 보니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장애인들을 위한 학교가 따로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시각장애인 학생이 카메라로 찍은 세상
시각장애인 학생이 카메라로 찍은 세상(인천=연합뉴스) = 시각장애인 특수학교인 인천혜광학교 교사 이상봉(61)씨는 오는 18일 국내 첫 시각장애인 전용 사진갤러리 '북성동'을 개관한다. 인천 차이나타운 내 일명 '삼국지벽화 거리'에 있다.
사진은 인천혜광학교 사진동아리 '잠상'의 시각장애인 학생이 찍은 인천 풍경. 2015.7.16 <<이상봉씨 제공>>
son@yna.co.kr

그날부터 이씨의 꿈은 특수학교 교사가 됐고, 그 꿈은 머지않아 현실이 됐다.

이씨는 1981년 대구의 한 대학교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제주도와 강원도 원주에서 1년씩 근무한 뒤 1983년 인천혜광학교로 부임했다.

이후 30년 넘게 이 학교에서 시각장애인 제자들과 부대끼며 꿈을 펼쳤다.

'눈 대신 오감으로…' 시각장애인 사진 갤러리 오픈 - 3

정년퇴임을 1년6개월가량 앞둔 이씨는 올해 초부터 또 다른 꿈인 국내 첫 시각장애인 전용 사진갤러리를 개관할 준비를 했다.

3년 전 인천 동구 배다리 마을에 갤러리를 하나를 먼저 열었다. 그는 이 갤러리에서 교수와 작가 등 전문가를 초청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진 강의를 열고 있다.

이씨의 시각장애인 전용 갤러리는 오는 18일 처음 문을 연다. 인천 차이나타운 내 일명 '삼국지벽화 거리'에 터를 잡았다. 갤러리 이름은 지역명을 따 '북성동'으로 지었다.

개관 후 처음 전시되는 작품은 제자들의 사진이다. 인천혜광학교의 사진동아리 '잠상'의 학생 23명이 찍은 사진 7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전혀 앞을 보지 못하는 전맹 학생과 흐릿하게나마 빛과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저시력 학생이 짝을 이뤄 찍은 사진들이다.

이씨는 16일 "시각장애인이 어떻게 사진을 찍느냐고 묻는 사람이 많다"며 "앞을 보지 못해도 비장애인보다 뛰어난 오감을 이용해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나 소설에서는 장애인의 인간승리를 미화해 다루는 경우가 많다"며 "그냥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즐겁게 찍은 사진을 더 많은 사람과 함께 보고 싶은 마음에 갤러리를 연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담담히 말했다.

son@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7/16 11:5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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