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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지상주의'…제작진 안일함·불감증 위험수위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는 인식 속 논란도 즐기다 무리수 잇달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논란의 중심에 있다는 것 자체가 PD로서는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아무도 관심 둬주지 않는 프로그램이라면 시즌4까지 오지 못했을 것이다."

지난달 24일 엠넷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4' 연출을 맡은 이상윤 PD는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렇게 밝혔다.

아마도 이는 모든 방송 제작진이 공유하는 생각일 듯하다. '무플보다는 악플이 낫다'는 생각, 치열한 시청률 경쟁 속 프로그램에 대한 논란은 해보다는 득이 된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언제나 선을 지키는 것이 어렵다. 악플도, 논란도 정도가 있다. 또 악플이 없다고 제작진의 도덕성이나 방송인으로서의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다.

'시청률 지상주의'…제작진 안일함·불감증 위험수위 - 2

◇ 엠넷 '쇼미더머니4', 사과도 늦어

소위 자요로운 영혼을 표방하는 힙합음악을 다루는 경연 프로그램답게 '쇼미더머니'는 매회 출연진이 선보이는 노래의 가사와 출연진의 태도, 심지어는 이력 등이 논란이 돼 왔다. 선정성, 폭력성은 기본이고, 학교 폭력의 상징인 '일진' 출신 출연자가 출연해 난리가 나기도 했다.

제작진의 말처럼 그런 논란을 아슬아슬하게 타고 이 프로그램은 시즌4까지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문제가 크게 터지고 말았다.

제작발표회로부터 2주일가량 지난 10일 방송에서 일반인도 아닌 인기 아이돌 가수가 선보인 노랫말이 사회적으로 공분을 산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위너'의 멤버인 송민호(22)가 내뱉은 "MINO 딸내미 저격 산부인과처럼 다 벌려"라는 가사는 그 저급함과 폭력성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난 속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런데 그 다음 수순도 개운하지 않다. 제작진도, 송민호도 반성과 사과에서 꾸물댔다. 누리꾼들에 이어 언론에서 맹폭을 가하자 13일 오후에야 공식 입장을 냈다.

제작진은 "명백한 제작진의 실수이며 편집에 더욱더 신중을 기하겠다. 시청자들에게 불쾌감과 실망감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송민호는 "정신을 차리고 나니 방송에 나온 저의 모습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한없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생방송 사고가 아닌 다음에야 송민호에 앞서 제작진이 '정신을 차렸어야' 하는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아무리 지상파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넓은 케이블채널이라지만 청소년들이 애청하는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제작진은 방송의 선을 지켰어야 했다.

◇ "장동민 없으면 안된다"는 tvN '더 지니어스'

"사실 장동민 관련 논란이 일기 전에 시즌4 기획과 캐스팅, 일부 촬영을 마무리한 상황이었다. 시즌3 우승자인 장동민 없이 그랜드파이널을 한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콘셉트라고 생각해서 기획을 다시 진행해야 했다. 다행히 장동민이 방송 활동을 이어갔고, 그래서 오랫동안 진행해왔던 기획을 계속 할 수 있게 됐다. 장동민은 별다른 영향 없이 잘 게임을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tvN '더 지니어스:그랜드 파이널'의 제작발표회에서 연출자인 정종연 PD가 한 말이다. .

삼풍백화점 참사 생존자를 희화화한 '막말 파문'으로 지난 4월 뭇매를 맞고 고소되기까지 했던 장동민을 불과 두달 만에 방송에 출연시키면서 내놓은 변이다.

막말 파문이 불거지기 전까지 장동민은 한창 상승세를 타는 중이었고 여기저기 '대세'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파문이 불거지자 MBC '무한도전'의 식스맨 프로젝트와 KBS라디오 '장동민 앤 레이디제인의 2시!'에서 장동민은 '자의반 타의반' 하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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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불과 두 달 만에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장동민이 다시 새로운 프로그램에 등장한 것이다. '장동민이 없으면 안된다'는 제작진의 판단 때문이었다. 말로 먹고 사는 연예인이 중대한 말실수를 했음에도 최소한의 자숙의 시간도 없이 제작진의 '윤허'하에 방송을 하는 것이다.

'더 지니어스' 제작진에게는 미리 찍어놓았다는 이유로 파문이 인 당시 장동민 출연분을 그대로 내보낸 KBS 2TV 4부작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나를 돌아봐'가 '용기'를 줬을 것이다. KBS가 하는데, 케이블채널인 tvN이야.

'더 지니어스'는 현재 제작진의 바람대로 2%대의 높은 시청률 속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청소년들도 재미있다고 시청한다.

불과 두달 전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시청자들이 '여성혐오자, 성차별주의자, 장동민 유세윤 유상무, 국민의 방송 KBS 영구 퇴출을 요구합니다'란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던 일들, 장동민에 쏟아졌던 비난 여론은 싹 무시되고 있다.

◇ 제작발표회 촌극 빚은 KBS '나를 돌아봐'

"장동민이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인데 뺄 수가 있나."

지난 8일 저녁 KBS 2TV '나를 돌아봐' 제작진이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다. 이날 KBS는 파일럿을 거쳐 정규편성된 '나를 돌아봐'에도 장동민이 출연한다고 발표했다.

'도덕 불감증'도 전염된다. '더 지니어스'가 '무탈'하게 방송되자, 이번에는 KBS가 장동민을 버젓이 다시 캐스팅한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5일 후 13일 열린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에 장동민은 나타나지 않았다.

제작진은 현장에서 "장동민의 프로그램 하차는 본인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막말 논란' 이후 장동민이 원래 ('버럭' 하는) 캐릭터로 웃기는 것을 조금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혹시나 했더니 제작진이 고민 끝에 하차시켰다는 말은 없고, 오로지 장동민 본인의 의지로 자진 하차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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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명수가 부랴부랴 그의 대타로 투입됐고, 제작발표회에서는 김수미가 갑작스러운 파트너 교체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토로하던 끝에 난데없이 조영남과 시비가 붙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때 강호동, 김구라, 이수근이 없으면 예능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못할 것 같은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물의를 빚자 바로 방송을 하차하고 1년 이상씩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이들에 기댔던 프로그램들은 새로운 대안을 찾아나섰다.

그런데 '더 지니어스'도 '나를 돌아봐'도 안전함만을 추구했지 대안을 찾아보지 않는 안일함을 보여줬다.

앞서 장동민의 소속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만 그만둔다고 되는 게 아니다. 방송사들이 우리를 놔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방송 제작진의 안일함과 불감증이 아쉬운 시점이다.

pretty@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7/15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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