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테니스> 조코비치 "우승 못한다 해도 아내만 있으면 돼요"(종합)
송고시간2015-07-13 09:21
코트 잔디 뜯어먹는 세리머니…"어릴 때부터 우승하면 특이한 동작하고 싶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순정남'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가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결혼 1주년 선물로 받았다.
조코비치는 12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를 3-1(7-6<1> 6<10>-7 6-4 6-3)로 꺾고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그는 지난해 윔블던을 제패한 이후 옐레나 리스티치와 결혼했다.
결혼 날짜는 7월10일이었고 이틀 뒤에 교회에서 다시 예식을 올려 조코비치가 윔블던을 2연패한 12일은 교회 예식 날짜를 기준으로 정확히 결혼 1주년이었다.
올해 28살인 조코비치는 한 살 연상인 리스티치를 고등학교 시절인 2005년 처음 만나 오래 교제한 끝에 결혼했고 지난해 10월에는 아빠가 됐다.
조코비치는 윔블던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고 나서 "1년 전 결혼한 이후 나에게는 새로운 인생이 시작됐다"며 "10월 아빠가 되고 나서는 또 다른 에너지가 나에게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 후 처음 출전한 지난해 US오픈에서는 4강에 그쳤으나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제패하고 프랑스오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3개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던 2011년의 영광을 재현할 태세다.
조코비치는 "윔블던 우승 트로피를 갖고 결혼기념일을 즐기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은 커다란 차이"이라면서도 "하지만 결승전 결과에 관계없이 내 아내는 항상 내 곁에 있을 것"이라며 '순정남'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아들 스테판을 얻고 나서는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투어 이상급 대회에서 9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그 기간 승률은 94.2%(65승4패)에 이른다.
조코비치는 "집에 가면 나는 테니스 선수가 아니라 아빠와 남편이 된다"고 유난을 떨며 "내가 결혼을 하고 아빠가 된 이후 성적이 좋아서 그런지 모르지만 다른 선수들에게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라, 그리고 그것을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올해도 우승을 차지한 뒤 윔블던 코트의 잔디를 뜯어 먹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지난해에도 같은 우승 세리머니를 했던 조코비치는 "잔디는 가공 식품이 아닌 자연 그대로의 것이라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어릴 때부터 윔블던 우승을 하면 특이한 동작을 해보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12년 이 대회 우승 이후 3년 만에 메이저 승수를 보탤 기회를 놓친 페더러는 "물론 이기는 것이 지는 것보다 나았겠지만 세계 1위 선수에게 패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2년 연속 윔블던 결승에서 조코비치에 패한 그는 "그렇다고 해서 패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우승은 어려운 것"이라며 "그래도 이번 대회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더러는 "물론 준우승 트로피가 우승 트로피와 같을 수는 없다"며 "다행히 나는 예전에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집착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 편"이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그는 "조코비치는 부상만 조심한다면 앞으로 수년간 전성기를 구가할 것"이라고 우승자에 대한 덕담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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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7/13 09:2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