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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기업 등치는 사이비언론 발 못 붙이게 해야

(서울=연합뉴스) 기업의 약점을 잡아 기사로 쓰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이른바 사이비언론을 척결하려는 움직임이 힘을 얻고 있다. 사이비언론의 행패를 견디다 못한 주요 기업들이 한국광고주협회를 통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 대형포털과 정부 측에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인터넷 포털을 매개로 한 사이비언론의 폐해가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정도로 훨씬 광범위하고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는 만큼 이번 기회에 사이비언론이 발을 못 붙이게 하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광고주협회가 지난 3∼4월 100대 광고주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모두가 "사이비언론(유사언론) 문제가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86.4%가 지난 6개월 사이 사이비언론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고, 이 중 97.6%는 협박성 요구에 굴복해 광고·협찬을 집행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설문조사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지만 우리 기업들이 사이비언론에 얼마나 시달리고 있는지는 짐작이 간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는 낙엽을 태우던 농민을 등쳐 50만원을 갈취한 사이비기자 4명이 적발된 사례도 있다고 하니 기업들의 사이비언론 피해는 오죽하겠는가. 사이비언론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인터넷 매체를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갖추지 못한 군소 매체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정기간행물 등록현황에 따르면 2014년 말 현재 인터넷신문 사업자는 5천950곳에 달한다. 작년 한 해에만 하루평균 3.2개꼴로 인터넷매체가 생겼다고 한다. 광고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수익구조가 취약한 매체가 난립하다 보니 비교적 돈이 나오기 쉬운 기업이나 기관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려는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1천개에 달하는 네이버와 미디어다음의 제휴 매체들은 포털 노출을 무기로 더 쉽게 기사를 갖고 협박하고 흥정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기업들 입에서 "못 해먹겠다"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다.

이런 점 때문에 상시 취재인력 2명을 포함해 취재·편집인력 3명만 확보하면 인터넷신문사로 등록할 수 있게 돼 있는 현행 기준을 5명 이상으로 강화하는 등 기본적인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언론계와 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해 이달 중에 개선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네이버와 미디어 다음도 언론 유관기관들이 주도하는 독립적 제휴평가기구를 구성해 신규매체 자격 심사는 물론 기존 제휴 매체의 계약 연장 여부를 판단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순조롭게 진행되면 9월께 실제 활동에 나설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는 사이비언론 정리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 80년 권력을 장악한 신군부가 사이비언론 정리를 핑계로 언론사를 통폐합해 기자들을 대거 해고하고 언론자유를 말살하려 한 기억 때문이다. 당시 사이비기자의 폐해가 워낙 심해 사이비기자 척결을 명분으로 삼은 것이고 사이비기자에게 시달리던 사람들로부터 박수를 받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목적은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데 있었다 보니 이후로는 사이비언론의 폐해를 뻔히 알면서도 사이비 언론을 정리하자고 나서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최근들어 사이비언론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인터넷 환경 속에서 그 폐해가 도를 넘어섰다는 의미일 것이다. 언론계와 대형 포털이 협력해 자정 노력을 펼치고 정부가 제도로서 뒷받침해 건전한 언론 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 기업들도 떳떳하다면 포털에 해묵은 기사가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당당하게 맞서는 것도 사이비언론의 겁박에서 벗어나는 길이라는 점을 알고 스스로 도와야 한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7/02 21:5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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