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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네이버 파워블로거에 뽑힌 재미동포 권종상 씨

시애틀서 우체부로 근무…와인&사람 사는 이야기 풀어내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네이버의 '블로그 이야기'(blogpeople.blog.me)를 방문하면 2일 현재 첫 페이지를 장식한 이야기가 있다.

바로 7년 연속 '파워 블로거'로 선정된 재미동포 권종상(미국이름 조셉·48) 씨의 인터뷰 기사다. 네이버 측이 지난 2008년부터 뽑은 파워 블로거 가운데 14명이 7년 연속 영예를 차지했고, 그중 13번째로 권 씨를 서면 인터뷰한 것이다.

네이버에는 3천만여 명의 블로거가 있고, 이 가운데 154명이 파워 블로거로 뽑혔다. 권 씨는 해외에서는 유일하게 7년 연속 파워 블로거에 선정됐다. 그는 '안녕하세요 권종상입니다'라는 블로그(blog.naver.com/josephkwon)를 운영하고 있다.

권 씨는 인터뷰 첫머리에 집배원(우체부) 생활이 충분히 만족하다고 털어놓았다.

"우체부는 '국가에서 돈을 지급하며 운동을 시켜주는 일'이라고 친구들에게 농담하곤 하죠. 한국에서는 어떤지 모르지만, 시애틀에서는 연방 공무원으로서 나름대로 충분한 급여와 복지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1년에 최장 6주까지 유급휴가를 누릴 수 있고, 학교에 가서 강의도 듣고, 운동도 하고, 저녁 시간을 가족과 온전하게 보낼 수 있지요. 무엇보다 사람들을 사귀고, 그들과 정을 나눌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한 지역에서 일을 오래 하게 되면 우체부는 단지 그 지역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커뮤니티의 작은 아이콘 하나가 된다는 것이다.

미국에 이민한 이유와 우체부로 정착하기까지의 과정도 자세하게 소개됐다. 그는 9년간의 대기 시간을 거쳐 대학 3학년 때인 1990년 가족 이민했다. 시애틀 한국일보, 한인 방송 라디오 코리아, 미국의 소리 방송 등에서 근무하다가 뜻이 맞지 않아 경찰 시험을 치르려고 그만뒀다.

당시 그의 아내는 우체국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에 영향을 받아 권 씨는 두 곳 모두 시험을 치렀고, 합격했다. 그러나 발령 대기 시간이 경찰보다 우체국이 더 빨라지면서 우체부로 출근하게 됐다.

그러니까 그의 블로그는 우체부로 새로운 인생을 살면서 느낀 점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놓은 것이다.

"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것들이 제 블로그를 관통하는 주제인 '시사, 인문, 경제'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세상은 제게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일하는 지역인 시애틀의 브로드웨이 지역은 시애틀에서도 가장 다양성이 두드러지는 곳입니다. 비즈니스도 경쟁이 심한 지역이기도 하지만, 일단 인정받은 비즈니스들은 오래도록 살아남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런 곳들의 비즈니스 부침 상태를 살펴보면 경제의 현실 같은 것을 더 자세히 바라볼 수 있겠지요."

그는 우편물이 생각보다 많은 걸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다고 전한다. 소포의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소비가 어느 정도 활성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며, 배달증명 편지들이 갑자기 늘었다면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 사람이 많아졌다는 걸 안다는 것이다.

또 패션이나 와인 관련 잡지의 두께가 몇 달 동안 계속 얇아졌다면 광고가 줄어든 것이고, 이는 곧 경제나 사회 상황이 안 좋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는 것이다.

우체부로 일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난 가운데 그는 게일 할머니를 기억하고 있다. 이 할머니는 소포를 주려고 문을 두드리면 항상 차가운 목소리로 '그냥 거기 놓고 가'라고 말할 정도로 마음의 상처가 많았던 분.

그런데 이 할머니가 좌골 골절을 당해 1층으로 우편물을 받으러 내려올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고, 그때부터 권씨가 우편물을 직접 배달하면서 둘은 가까워졌다.

"첫인상이 마귀할멈 같던 게일 할머니가 오드리 헵번처럼 보일 때쯤, 결국 할머니는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후에 그 할머니의 친구 분이 '아무도 게일의 마음을 열어준 이가 없었어. 가끔 게일이 그랬어. 조셉이 아니었다면, 아마 자기는 누구하고도 말하지 않을 뻔했다고. 게일은 우편물을 가져와 말 붙여주고, 자기 말 들어줄 때가 지금까지 제일 행복했대'라고 말씀하시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어요."

권 씨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술이었다. 우체부가 되기 전 10년간 기자로 활동하면서 술자리가 잦았다. 어느 날 취재 자리를 마치고 귀가했는데 도저히 인간이라고 볼 수 없는 자신의 모습을 봤던 것. 그때부터 누군가 와인이 몸에 좋다는 쓴 기사를 읽고, 와인에 대해 관심을 뒀고, 관련 정보를 얻으려고 여기저기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게 됐고, 여기서 작성한 글들을 보관할 용도로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다.

그는 블로그가 알려지면서 KBS 1TV '지구촌 네트워크, 한국인'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시애틀 우체부'(예담 간)라는 제목의 책도 펴냈다.

권 씨는 "블로그는 세상을 향해 여는 제 창문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한국을 떠나 사는 제게, 블로그는 한국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창임과 동시에, 제 블로그의 독자들에게는 거꾸로 미국에 25년째 사는 사람의 삶을 통해 미국 사회를 들여다보는 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7년째 네이버 파워블로거에 뽑힌 재미동포 권종상 씨 - 2

ghwa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7/02 15:2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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