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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주년 혜은이 "가수인생 골든타임 놓쳐 아쉬움 투성이죠"

9년 만에 음반 발표·뮤지컬 도전…"윤복희 언니 부러워, 뮤지컬로 상 타고파"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1970년대 혜은이(본명 김승주·59)에겐 여러 수식어가 있었다.

TV 쇼 출연으로 단박에 떴다고 '신데렐라', 상을 받을 때마다 운다고 '수도꼭지', 아담한 체구라며 '트랜지스터 걸'이라 불렸다.

1975년 '당신은 모르실거야'로 데뷔한 혜은이는 그 시절 '국민 여동생'이었다. 짧은 단발머리에 청아한 목소리, 예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였다. 남진-나훈아의 라이벌전과 통기타를 치는 포크 뮤지션의 강세 속에서도 꿀리지 않았다.

어느덧 혜은이가 올해로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그의 딸이 올해 32살로 한창때의 혜은이 나이가 됐다.

40주년을 맞아 새 싱글음반 '프리 리스닝'(Pre-Listening)을 내고 뮤지컬 '사랑해 톤즈'에 도전하는 그를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시간이 너무 빠르고 아쉬움 투성이죠. 사실은 제가 시대를 풍미한 기간이 길지 않아요. 하루도 안 쉬고 활동한 사람도 아니고요. 1980년대 중반부터 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활동을 잘 못했으니까요. 그래도 전 행운이 따른 사람이에요. 저처럼 굴곡 있는 연예계 생활을 했으면 지금쯤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수 있으니까요."

그간 독집은 24장, 기념 앨범까지 50여 장을 냈지만 남편인 탤런트 김동현의 영화 사업 실패, 어머니의 별세 등으로 1990년대 들어서는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2006년 11년 만에 음반 '여전히'를 냈지만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고, 이번 싱글음반도 무려 9년 만이다. 이 때문에 그는 가요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평가절하된 가수이기도 하다.

그래도 대중의 체감 공백은 길지 않은 편이다. 그간 조관우, 핑클, 코요태 등의 후배 가수들이 '당신은 모르실거야', '열정' 등의 대표곡을 다시 불러 히트시키며 원곡 가수로 재조명된 덕이다.

그는 "사실 1991년부터 2000년대까지 20년 공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열정을 다해 모든 걸 할 수 있는 나이에 개인사에 눌려 활동을 못했으니 돌아보면 억울하기도 하다. 꽃다운 시절을 지나 40대의 멋진 완숙미를 보여줄 시간을 놓쳤다. 나의 골든타임을 놓친 셈"이라고 푸근하게 웃어 보였다.

40주년 혜은이 "가수인생 골든타임 놓쳐 아쉬움 투성이죠" - 2

이번 음반도 팬카페 '열정' 회원들 덕에 빛을 볼 수 있었다. 팬카페 회원들이 작곡가들로부터 곡을 받아주기도 하고 녹음까지 지원해줬다.

수록곡 '눈물샘'과 '외로움이 온다'는 뜨거운 청춘을 보낸 혜은이의 지금 심정을 오롯이 대변하는 듯하다. 서정적인 멜로디에 읊조리듯 담담한 음색이 편안하고 뭉클하다.

최백호가 작사·작곡한 타이틀곡 '눈물샘'은 '세월이 가도 사람이 가도/ 그냥 그런 줄 알았는데/ 어느 날 문득 가슴 한구석에/ 눈물샘 하나 고였나 봅니다'란 시적인 노랫말이 관조적이다.

혜은이는 "팬들이 최백호 씨에게 곡을 받아보라고 권유했다"며 "전화드리니 최백호 씨가 '내가 부르려고 어제 완성한 곡이 있다. 혜은이 씨한테 잘 맞는 노래'라며 주셨다. 곡비도 안 받으셨다"고 말했다.

'외로움이 온다'는 유명 작곡가 이호섭 씨의 아들 이채운 씨가 작곡했다.

2곡 모두 전성기 시절 혜은이의 히트곡보다 낮은 음역대 노래들이지만 그의 음색만큼은 변함없이 단아하고 낭랑하다.

"사실 목 관리를 안 해요. 전 막가파죠. 목소리가 잘 안 쉬니 타고난 것에 감사해요. 나이 들면 목소리가 굵어지는 데 오래 쓴 것에 비하면 변하지 않은 편이고요. 그래도 그때만큼 맑은소리는 안 나와요."

그는 요즘 뮤지컬 연습에도 한창이다. 오는 7월 16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그린 '사랑해 톤즈'에 출연한다. 혜은이는 톤즈에서 이태석 신부를 도운 막달레나 수녀 역할을 맡았다.

그는 "뮤지컬을 너무 하고 싶었다"며 "왕성하게 활동할 땐 지금처럼 뮤지컬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때 했으면 주인공도 해봤을 텐데 나이에 맞은 역할을 하려니 섭섭하고 화가 나더라"고 웃었다.

그는 이 작품이 창작 뮤지컬이고 막달레나 수녀 역할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뮤지컬 출연은 세 번째다.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노래를 얼마나 했는데…'란 소리를 들을 것 같았어요. 뭐든지 '역시 혜은이야'란 소리를 들어야 하니 제가 피곤한 사람 같아요. 처음엔 고민을 많이 하지만 시작하면 죽기 살기로 해요. 무대에서의 실수는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요."

가장 부러운 가수도 뮤지컬계의 대모로 우뚝 선 '윤복희'라고 했다.

그는 "그 언니는 가장 잘 나갈 때 가수를 등지고 뮤지컬을 택했다. 대한민국 뮤지컬 중 안 한 게 없다. 주인공을 다 해본 영원한 피터팬이다. 나도 뮤지컬로 상을 한번 타보는 게 소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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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는 젊은 날 누릴 건 다 누려본 가수다. 상복도 있었다.

데뷔 2년 만인 1977년은 혜은이의 해였다. '당신만을 사랑해'로 방송사들의 10대 가수상, 가수왕, 최고인기가수상을 휩쓸었고 이후 수년간 상과 인연이 깊었다. 1978년 뉴질랜드에서 열린 '태평양 가요제'에서도 금상을 받았다.

"가수왕도 받았지만 가장 아끼는 트로피는 태평양가요제에서 받은 상"이라고 했다.

1977년 일본 '야마하가요제'에 출전한 그는 일본 빅터 레코드사에서 영입 제안을 받기도 했다. '당신만을 사랑해'를 일본어로 내고 조용필에 앞서 일본 활동도 짧게 했다. 당시 일본에선 '강코쿠(한국) 아이돌'로 소개됐다고 한다.

유독 여성 팬들이 많아 언니 부대를 이끌며 한 장의 앨범에서 여러 곡을 히트시켰다. '진짜 진짜 좋아해', '뛰뛰빵빵', '감수광', '제3 한강교', '새벽비'를 비롯해 1985년 '열정'과 '파란나라'까지 10년간 다량의 히트곡을 쏟아냈다.

'당신만을 사랑해', '진짜 진짜 좋아해', '제3 한강교' 등 히트곡과 동명 제목 영화에도 출연했다. 계속 영화에 출연하고 싶었지만 "베드신이 자신 없어 못했다"고 웃었다.

또 화장품, 음료, 과자, 의류 등 여러 분야의 모델로 나서 TV 광고 시장도 누볐다.

그는 "1975~1985년, 10년의 강렬했던 활동으로 먹고사는 것 같다"며 하지만 시기 어린 시선도 있었다고 기억했다.

"데뷔 시절 주목받은 건 외모 덕도 있었어요. 제가 봐도 그때 화면에 예쁘게 잘 나왔어요. 저를 욕하는 매니저 중엔 '노래는 못하지만, 얼굴 덕 보는 가수'라고 했으니까요."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된 것도 아니었다. 무명 생활 4년 끝에 작곡가 길옥윤 선생의 눈에 띄어 '당신은 모르실거야'란 곡을 받았고 발표 이듬해 비로소 주목받았다.

가수가 된 것도 집안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이다.

"(악극단 단장이던)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서 집안 형편 때문에 시작했어요. 여고 졸업하기 전부터 밤 무대에서 노래했죠. 제가 미8군 쇼의 마지막 주자였는데 이태원 클럽에서 하우스 가수를 2년간 했고 무교동 야간업소에서도 노래했어요. 무명이지만 남진 선배 리사이틀 때 저와 태진아 씨가 오프닝으로 팝송을 부르곤 했죠. 나훈아, 이미자, 김추자 선배 리사이틀에도 섰어요."

그의 첫 콘서트는 1978년 서울시의회 회관에서 열렸다. 그때의 기록은 새록하다. 최근 소극장 형식의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오른 그는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고 했다.

특히 소극장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있었기에 객석과 거리가 가까운 아늑한 공간에서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한다.

탄력을 받은 그는 가을께 공연을 열 예정이다. 이 시기에 맞춰 정규 앨범도 낼 계획으로 이미 녹음해둔 곡도 있다. 그래서 이번 싱글음반 제목이 '프리 리스닝'(미리 듣기)이다.

"신곡 반응이 오고 있는데 공연 때까지 잘 되면 금상첨화겠죠. 저 열심히 해야 해요. 이제 길어야 10년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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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mi@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6/18 09: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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