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60돌> ④귀동냥하던 과학수사, 한류 타고 세계로(끝)
송고시간2015-05-28 05:30

(원주=연합뉴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 김기선·이강후 국회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7일 원주 인터불고 호텔에서 국제과학수사박람회 개회식이 열리고 있다.
박람회는 발전한 우리 과학수사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외국 각국과 수출을 논의하는 자리다. (원주시 제공)
"우린 과학 통해 국민 보호하고 판단 돕는 무언의 조력자"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원장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10∼20년 전만 하더라도 미국에 가서 과학수사 기술을 배워왔는데 이제는 세계 선두주자로 발돋움해 오히려 우리가 가르치고 수출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2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본원이 있는 강원도 원주에서 국제과학수사박람회를 개최한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은 26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과학수사 한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박람회는 전 세계에 우리나라 과학수사 기법과 그 성과를 알려 수출로 연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작년에는 과학수사 분야의 올림픽으로 통하는 세계과학수사학술대전을 개최했는데 2천명 이상 참석할 정도로 성공적이었습니다. 이번에는 국과수 60주년을 맞아 정책 결정권이 있는 각 국가 기관장급 인사를 초청해 우리 기술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원주=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국제과학수사박람회가 27일 강원 원주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했다.
우리 과학수사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 각국과 수출을 논의하는 자리인 이번 박람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찰청, 경찰청, 과학수사 장비·시설 제공 업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29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이번 박람회에는 중국과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스리랑카, 알제리 등 17개 국가에서 과학수사 담당 고위 당국자 50여명이 참석했다.
서 원장은 "이미 수조원을 들여 과학수사 시설을 지으려는 한 중동 국가와 기술 이전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국과수의 기술은 이번 박람회 이전부터 이미 세계 곳곳에 뻗어나가고 있었다.
작년 말레이시아에 1억원 규모의 국과수 시스템을 사상 처음 수출했다. 양국은 과학수사 기법 교육 지원과 관련한 합의 각서도 체결했다.
국과수는 기술 수출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으로 지원하는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다음 달 본궤도에 오르는 320만 달러 규모의 스리랑카 디지털멀티미디어 과학수사센터 구축 사업이 그것이다.
서 원장은 "돈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차피 우리가 쓰려고 개발했던 프로그램"이라며 "우리가 과거 원조를 받았듯 기술이 부족한 나라에 지원함으로써 그 나라의 범죄를 줄이는 데 일조해 과학수사 한류 바람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주=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국제과학수사박람회가 27일 강원 원주인터불고호텔에서 개막했다.
우리 과학수사기술을 세계에 알리고 해외 각국과 수출을 논의하는 자리인 이번 박람회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찰청, 경찰청, 과학수사 장비·시설 제공 업체 등이 참여한 가운데 29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그는 최근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역량 고도화 방안'이 60주년을 맞은 국과수엔 큰 '환갑 선물'이라고 반겼다.
이 방안에 따르면 국과수는 2020년까지 감정 전문 인력이 40% 늘어나고 24시간 검안 체제와 365일 상시 부검이 가능해진다.
"국과수 역사상 이렇게 대대적으로 인력이 확충된 것은 처음입니다. 부검 일정이 밀려 장례를 늦추는 불편이나 현장 검안을 하지 못해 생기는 잡음이 사라지게 될 겁니다. 대한민국 법의학이 진정 국민을 위하는 '사회의학'으로 도약하는 첫 거름이 될 거예요."
서 원장의 남은 과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법' 제정이다. 현행 법령에는 행정자치부 소속기관 직제 등에 국과수가 일부 언급돼 있을 뿐 과학수사와 관련한 법령은 전혀 없는 실정이다.
"현장에서 부검하던 시절부터 감정에 관한 기본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서 원장은 "최근에는 해외에서 교육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이 인증을 받고 싶어하지만 관련 법이 없어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서 원장은 국과수가 앞으로 자신의 소신이기도 한 '호민조판(護民助判·국민을 보호하고, 판단을 돕는다)'의 정신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했다.
"국과수는 주인공이 아닙니다. 우리는 과학을 통해 국민을 보호하고 판단을 도와주는 무언의 조력자로 남았으면 합니다. 여전히 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이를 극복해 감정·교육·연구 삼위일체가 어우러져 국민에게 사랑받는 기관이 되겠습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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