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워킹' 수녀, 보스턴마라톤 테러범 변호…"진심으로 사죄"
송고시간2015-05-12 11:12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전세계적으로 사형 제도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영화 '데드 맨 워킹'(1995)의 실제 주인공인 헬렌 프리진 수녀가 보스턴 마라톤 테러범을 위해 법정에 섰다.
AP 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프리진 수녀는 11일(현지시간) 보스턴 마라톤 테러 사건 용의자인 조하르 차르나예프(21)에 대한 선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차르나예프가 고통을 겪은 희생자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진 수녀는 지난 3월 차르나예프에 대한 재판이 시작된 이후 변호인단의 요청을 받고 5차례에 걸쳐 그를 만났다.
그는 "처음 방에 들어가 그의 얼굴을 봤을 때 '이런, 너무 어리잖아'라고 생각했다"며 이슬람에 대해 공부하고 종교에 대해 이야기하며 차르나예프와 친밀한 관계를 쌓았다고 전했다.
차르나예프는 폭발로 사망한 8살짜리 남자 어린이와 여성 2명에 대해 유일하게 그의 감정을 드러냈다고 수녀는 전했다.
수녀는 차르나예프가 희생자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누구도 그런 고통을 당할 이유는 없다"고 말할 때 그의 목소리에는 고통이 묻어났고 시선을 낮춘 것은 진심 어린 것이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차르나예프는 2013년 4월 형 타메를란과 함께 보스턴 마라톤 결승점에서 압력솥 장비를 이용해 만든 폭탄 2개를 터뜨려 어린이 등 3명이 숨지고 260명 이상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달 8일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한 살인 혐의 등 30개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받으면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나 사형 선고가 가능해졌다.
법원은 같은 달 21일부터 검찰과 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목격자, 증인, 피해자 등의 마지막 진술을 듣는 선고 재판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사형반대론자로 잘 알려진 프리진 수녀가 증언대에 서는 것을 막고자 했지만, 판사의 허락에 따라 이날 법정에 섰다.
영화 '데드 맨 워킹'은 프리진 수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프리진 수녀 역을 맡았던 배우 수전 서랜든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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