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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삶에 천착한 미술인생 30여년…'윤석남♥심장'展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선구자 윤석남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40세가 돼서야 작업실을 갖추고 미술에 입문한 윤석남은 가장 먼저 어머니를 화폭에 담았다.

39세에 남편과 사별한 뒤 자녀 6명을 키워낸 자기 어머니의 형상과 실제로 시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을 결합해 1982년 '무제'로 표현했다.

여성의 삶에 천착한 미술인생 30여년…'윤석남♥심장'展 - 2

캔버스에는 행상을 하는 듯한, 나이가 있어 보이는 한 여성이 어디엔가 걸터앉아 쉬고 있다.

옷차림과 약간 일그러진 듯 보이는 얼굴에 왠지 모를 고단함이 묻어나고 바닥에는 물건을 담는 데 쓰이는 큰 그릇이 놓여 있다.

한국 여성주의 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윤석남의 미술 인생은 올해 76세가 되기까지 이처럼 여성, 어머니 그리고 환경 등의 주제와 함께 했다.

이제 원로작가로 불리는 1939년생 윤석남의 삶과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SeMA 그린(Green): 윤석남 ♥ 심장' 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21일부터 6월28일까지 열린다.

'SeMA 그린'은 한 명의 원로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전시로, 이번에는 큰 족적을 남긴 여성주의 미술의 선구자로서 윤석남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이날 회색 정장에 연한 주홍빛 스카프를 하고 나온 윤석남은 기자 간담회에서 "내 작품은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됐다"며 "내가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를 소재로 삼았던 기억이 난다"고 돌아봤다.

여성의 삶에 천착한 미술인생 30여년…'윤석남♥심장'展 - 3

정작 당시에는 "여성주의 또는 페미니스트라는 말도 몰랐다"며 "연구자들을 통해 1985년에야 페미니즘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는데, 감성만이 아니라 공부도 하고 사회 현상에 대한 분석도 하면서 그림을 그려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들려줬다.

이후에 "여성주의라는 말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고 한다.

전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신작 '김만덕의 심장은 눈물이고 사랑이다'는 자기 재산을 팔아 굶어 죽어가던 제주도민을 위한 구휼미를 제공했던 조선 정조시대 거상 김만덕(1739~1812)을 기리는 작품이다.

높이 3m, 지름 2m의 거대한 핑크빛 심장 모양으로 설치됐다.

작가는 "김만덕의 삶을 생각하면 너무 감동스러워 눈물이 난다"며 "전 재산을 털어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일은 남성거상도 할 수 없었던 일로, 한 여성의 이타적 삶을 잘 보여준다"고 바라봤다.

또 다른 신작의 주인공은 조선 중기 여류시인으로 27세로 요절한 허난설헌(1563~1589)과 시와 노래에 능했던 이매창(1573~161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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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여성 후배들에게 조언 한마디 해 달라고 하자 "내가 여성주의 미술을 했으니 이것을 하라고 말할 수는 없다"며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에 천착하면 여성작가 본인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술 전공자가 아닌 윤석남은 10여 년간 그림을 그렸지만 "평면(벽)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 나무라는 소재에 그림을 그렸고 설치작품도 했다.

자신의 삶을 찾아보고 싶은 욕망에 미술을 시작했고 작품을 통한 관람객과의 소통으로 힘을 얻었으니 작품활동은 결국 작가에겐 "살아있다는 표시"가 됐다.

작가는 남편과 가족의 이해로 끊임없이 작업실로 향하는 것이 가장 행복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번에 역사 속 여성 3명의 삶을 작품으로 선보였지만 나는 아직도 수없이 많은 여성의 삶을 캐내어 표현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전시는 30년이 넘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어머니, 자연, 여성사, 문학의 4개 주제로 나눠 서로 다른 연대의 작품 50여점이 공명하는 형식을 취했다.

윤석남 특유의 서사성이 드러난 1999~2003년 드로잉 160여점을 함께 전시한다.

jsk@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4/21 16:4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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