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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캄차카 유전개발' 경남기업 해외계좌 추적(종합)

8개 해외사업 관련 성공불융자금 350억 운용실태 조사자원개발·재무담당 소환조사…에너지공기업 전반 수사확대 가능성
경남기업 추가 압수수색, 성완종 회장은 경영권 포기
경남기업 추가 압수수색, 성완종 회장은 경영권 포기(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회사 경영난과 자원개발 관련 검찰 조사로 위기에 몰린 경남기업의 성완종 회장이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경남기업은 회사 주요 주주인 성완종 회장이 지난 17일 채권금융기관협의회와 주거래은행인 신한은행에 경영권 및 지분 포기 각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19일 추가압수수색중인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

(서울=연합뉴스) 안희 김계연 기자 = 검찰이 해외 자원개발 지원금의 방만운용에서 수사의 단초를 찾고 본격 추적작업에 나섰다. '묻지마 투자'를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성공불융자 제도가 비리의 온상이 됐다는 판단이다.

자원외교 비리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석유공사와 경남기업에서 압수한 회계자료 등을 분석해 성공불융자금의 지급 경위와 구체적 사용처를 우선 파악 중인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특히 경남기업이 러시아 등지의 자원개발 사업을 위해 개설한 현지 계좌로 석유공사가 송금한 것으로 돼 있는 성공불융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성공불융자는 자원개발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민간기업에 자금을 저리에 빌려주는 제도다.

사업이 실패하면 융자금을 감면하고 성공할 경우 원리금 외에 특별부담금을 징수한다. 이자율도 연 0.75%의 초저금리다. 회사 측의 책임으로 사업에 실패하면 융자금 감면을 못 받기도 한다.

경남기업은 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 개발 사업 등 8개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 3천162만 달러(350억여원)의 성공불융자금을 지원받았다. 지급 시기는 1998년에서부터 2008년까지 분산돼 있다.

검찰은 이 금액 중 100억원가량이 원래 융자를 받은 목적에 쓰이지 않고 빼돌려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캄차카 유전개발' 경남기업 해외계좌 추적(종합) - 2

이에 따라 검찰은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2008년까지 성공불융자 지급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했던 석유공사가 경남기업 측에 지급한 융자금은 상당 부분 해외 사업용 현지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형태로 자원 개발 사업을 벌였던 만큼 현지 광구 운영사 등과 금전거래를 용이하기 위해 개설한 계좌다.

검찰은 최근 석유공사로부터 압수수색 및 임의제출 형식으로 성공불융자금이 지원된 경남기업 측 해외 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그 내역을 증빙할 만한 정산서류 등을 모두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석유공사에서 성공불융자 관련 사무를 맡은 실무자들을 불러 융자 승인 경위를 조사했다.

수사진은 이런 자료들을 토대로 융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해외 계좌로 보내진 돈이 증빙 내역대로 쓰였는지, 해외로 송금된 것처럼 돼 있지만 누락된 채로 국내에서 다른 용도로 쓰인 금액이 있는지 등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남기업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다는 점에 비춰 정부 융자금을 과연 자원개발 용도로만 사용했을지를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재무회계 실무를 맡았던 경남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시작했다.

경남기업 측은 융자금 횡령 및 사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융자금은 용도대로 적법하게 쓰였다"면서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자체 조달한 투자금 중 330억여원을 손해보는 등 정부 융자금에 의존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자원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압수수색을 실시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서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자원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관계자들이 지난 18일 압수수색을 실시한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경남기업 본사에서 압수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검찰은 경남기업 측이 성공불융자금 일부를 유용하는 과정에 석유공사 측 관계자가 공모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남기업이 정부 예산을 지원받은 시기는 현재처럼 전문가들로 구성된 '융자심의위원회'가 아니라 석유공사가 자체 구성한 '대출심의회'에서 융자 심사를 하던 때에 집중돼 있다. 그만큼 심사가 허술하거나 로비 등에 취약했을 개연성이 있다.

더구나 수사력이 집중돼 있는 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 탐사 사업은 석유공사가 경남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던 사업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석유공사는 이 사건의 주요 관련자"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융자 심사 및 집행 업무 등을 둘러싼 금품 로비 여부도 향후 수사 대상이 될 전망이다.

일단 검찰은 경남기업의 융자금 흐름을 살펴보고 있지만 2000년대 중반 자원개발 붐을 타고 사업에 뛰어든 다른 업체들로 수사를 확대할 수도 있다.

석유공사를 비롯한 에너지공기업들 역시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눈먼 돈'을 멋대로 당겨썼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감면된 성공불융자는 모두 3천677억원인데 이 가운데 석유공사가 빌린 돈이 2천245억원에 달한다. 가스공사도 202억원을 빌렸다가 감면받았다.

경남기업이 융자심의 과정에서 예상 매장량이나 수익을 부풀리는 등 부정한 방법을 써 돈을 타냈는지, 융자 심의 담당자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 중점 수사대상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유전개발사업 목적의 성공불융자 신청은 209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205건이 받아들여졌다.

dada@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3/19 16:1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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