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아버지 이어 쌍둥이 손자까지'…'군인의 길'

(계룡=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할아버지와 아버지 뒤를 이어서 훌륭한 장교가 되겠습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이어 군인의 길로 들어서는 쌍둥이 형제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12일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군인의 길로 들어서는 정영철·광철씨.

두 사람은 이날 계룡대 연병장에서 열린 합동임관식에서 소위 계급장을 어께에 달고 군인의 길에 들어섰다.

영철·광철씨, 두 형제가 군인의 삶을 택한 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특히 1948년 군 생활을 시작해 육군 상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할아버지가 쌍둥이 손자들 역시 군인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영철씨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가 돌봐주셔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할아버지, 아버지 뒤를 따라서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일란성 쌍둥이인 탓에 두 사람은 키를 포함해 얼굴 생김새, 말투까지 비슷하다.

생김새도 비슷하지만 잘하고 못하는 것도 너무 닮았다.

광철씨는 "이상하게 둘 다 수학은 잘하는데 감수성을 필요로하는 문학 분야 등은 부족하다"고 어색해 했다.

두 사람은 사관학교 졸업 성적이 상위 10%일 정도로 우수하다.

그 이유에 대해 영철씨는 "동생이 생각보다 점수가 잘 나와 신경을 안쓸 수가 없었다"며 "군 생활이 아무래도 힘들고 외로운데 옆에 동생이 있어서 많이 의지할 수 있었고 선의의 경쟁을 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생보다 2분 빨리 태어난 영철씨는 수도기계화사단으로 배치받았고, 광철씨는 12사단 공병대대에서 군 생활 첫발을 디딘다.

한편, 이날 임관식을 통해 3부자가 모두 군번 2개를 달게 된 특이한 경력도 탄생했다.

병사로 전역에 허호원 소위는 이번에 3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이날 장교로 새롭게 임관했다.

허 소위의 아버지와 형도 병장 전역을 하고 나서 각각 부사관, 장교로 재임관해 군번이 2개다.

허 소위는 "아버지와 형이 명예를 쌓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며 "지휘관이 돼서 병사들과 잘 소통하고 군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3/12 12: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