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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해외 파견 노동자 사망 위로금도 '꿀꺽'"

송고시간2015-03-10 11:22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 해외노동자 인권실태 공개

북한 해외파견 근로자 인권피해 실태 UN 청원서 제출 회견
북한 해외파견 근로자 인권피해 실태 UN 청원서 제출 회견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12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북한 인권단체 NK워치 주최로 열린 북한 해외파견 근로자 인권피해 실태 UN 청원서 제출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외화벌이를 위해 쿠웨이트와 러시아에 파견됐던 탈북자들이 증언하고 있다. NK워치는 지난해부터 해외근로자 출신 탈북자를 심층 인터뷰해 만든 총 13건의 청원서를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현대판 노예제도 특별보고관'에게 제출할 계획이다. 2015.2.12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쿠웨이트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100m 높이에서 떨어져 죽었는데…현지에서 보상금이 5만KWD(약 1억8천만원) 나왔어요. 그런데 집에는 2천달러(220만원)만 갔다는 겁니다. 죽은 사람한테 나온 거를 떼먹나…"

북한인권정보센터는 10일 해외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침해 실태 증언을 담은 보고서 '북한 해외노동자 현황과 인권실태'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는 러시아·쿠웨이트·중국 등 9개국에 파견돼 일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 20명의 생생한 인권침해 증언이 담겼다.

해외에 파견됐던 탈북자들은 대부분 임금 착취 문제를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로 꼽았다.

1995년 러시아에서 일했던 한 노동자는 "100달러를 받는다고 하면 이중 90달러는 북한 당국이 다 빼간다. 그나마 나머지 10달러도 변변히 받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하루 15시간 이상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쓰레기장에서 옷을 뒤져 입고 사고가 발생해도 기본적인 지원조차 받지 못한다는 증언도 줄을 이었다.

해외파견 업무를 담당했던 한 탈북자는 "현지에서 사람이 죽으면 용접한 철판에 시체를 넣고 기차로 옮긴다"며 국가의 보상·지원책이 전무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북한 내부만큼은 아니지만 북한 당국의 해외파견 노동자에 대한 감시도 엄격했다.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의 경우 한국 드라마 시청이 허용됐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 지역에서는 북한 위성방송 이외 외부 접촉이 일절 허용되지 않았다.

한 탈북자는 "한국사람·종교·현지여성과의 접촉이 모두 금지됐다"고 털어놨다.

내부 규율을 어겼거나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힌 노동자는 자체 구금시설에 감금되거나 본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북한 관리자들은 송환 과정에서 탈출을 막기 위해 노동자들의 다리를 부목으로 고정시키거나 발목에 족쇄를 채웠다.

카타르에 파견됐던 한 탈북자는 해외파견 노동강도가 가혹한 수준이라면서 "북한 수용소 생활보다 어렵다는 말을 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도 북한 주민들은 더 높은 소득을 이유로 뇌물을 주고서라도 해외 파견을 선호하는 탓에 '출신성분'이 좋은 주민에게 우선 기회가 주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1월 기준 북한은 세계 40여개국에 5만여 명의 노동자를 파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여상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소장은 "북한 노동자 파견현장은 북한 사회의 축소판"이라며 "세계 각 국가는 고용 노동자에게 유엔 노동규약을 적용할 책임이 있지만 북한 노동자들은 예외적으로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ro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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