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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서 고려인 삶 그린 다큐 상영회 열려

아픈 역사 돌아보고 정체성 일깨워…국내 상영회 추진에 도움 호소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1937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상영회가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다.

카자흐스탄의 고려인협회는 수도 알마티의 고려인회관에서 11∼12일 '고려인의 삶'을 주제로 한 영상물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는 아파나시 전 문화체육부 차관, 김 게르만 고려인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고려인 동포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에 상영된 다큐멘터리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등지에서 사는 고려인의 삶을 그린 작품들이다. 이 중에 카자흐스탄에서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으로 활약하는 고려인 2세 송 라브렌티(84) 감독이 1993년에 제작한 '고려 사람-강제 이주'가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송 감독은 강제 이주 후 중앙아시아에 건설된 고려인 콜호스(집단농장)에서 함께 생활한 쿠르드인, 러시아인 등을 집중적으로 인터뷰했다. 집단농장 내 이방인이었던 이들은 유창한 '고려말(한국어)'로 농장에 합류하게 된 이유와 고려인이 즐겨 먹던 음식 등 당시 고려인의 생활을 추억했다.

쿠르드인 할머니는 농장 생활을 회상하면서 고려말로 "우리 손자들도 개탕(보신탕) 잘 묵소"라고 말해 관객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스탈린 사망 이후 공식적으로 거주 이전의 자유가 허락돼 고려인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 대거 도시로 떠나가면서 농장 내 소수로 전락해 간 과정도 증언하는 등 강제 이주 후 변모해가는 고려인 사회를 고증했다.

상영회를 주관한 김 게르만 고려인협회 부회장은 "고려인의 힘들고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점차 잃어가는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일깨우기 위해 상영회를 열었다"고 15일 연합뉴스에 취지를 밝혔다.

"고려인 2세 어르신들은 집단농장에 살았던 파란 눈의 서양인이 자신보다 더 정확하게 고려말을 구사하는 것에 신기해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러워했습니다. 스탈린 정부는 고려인이 학교를 세워 우리말을 가르치는 것을 금지해 모국어를 잃어갈 수밖에 없었지요. 집단농장 내 소수인으로 살다 보니 고려말을 자신들의 언어보다 유창하게 구사하며 살아온 서양인 모두 강제 이주가 만든 아픈 역사입니다."

이 밖에도 알마티 키노스튜디오가 1946년에 제작한 '꼴호즈-아방가르드', 카자흐스탄 국영방송 산하 우리민족 TV가 2007년 제작한 '나의 조국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고려인의 삶을 소개한 '우리의 집 우즈베키스탄', 모스크바 고려인협회가 제작한 '나는 러시아연방 국민이다' 등이 상영됐다.

고려인협회 상무위원으로 카자흐스탄 한인일보를 발행하는 김상욱 대표는 "카자흐스탄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분야의 명장으로 불리는 송 라브렌티 감독의 작품은 한국에서 상영된 적은 없지만 사료적 가치도 있는 작품"이라며 "고려인의 삶을 영상으로 모국에 알리고자 한국에서 상영회를 여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데 대관 비용 등 경비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모국의 도움을 호소했다.

카자흐스탄서 고려인 삶 그린 다큐 상영회 열려 - 2

wakaru@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2/15 08: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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