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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훨훨 날아오른 마이클 키튼…'버드맨'

송고시간2015-02-12 17:34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비행기가 태풍을 만나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음날 신문을 펴든 딸이 자신이 아니라 앞 자리에 앉은 조지 클루니의 사진을 보게 될 것을 걱정하는 '리건 톰슨'(마이클 키튼).

그는 한때는 슈퍼히어로물인 '버드맨'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지만 벌어들인 돈은 흥청망청 모두 써 버리고 지금은 퇴물이 된 60세 할리우드 배우다.

꿈과 명성을 되찾으려는 리건은 브로드웨이 무대에 도전한다. 자신이 배우의 길을 걷게 해 준 레이먼드 카버의 작품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으로.

리건은 "커리어가 걸린 의미 있는 일",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연극에 '올인'하지만 첫 공연을 앞둔 주변 여건은 녹록지 않다.

<새영화> 훨훨 날아오른 마이클 키튼…'버드맨' - 2

연기 못 하는 배우를 자르고 급하게 섭외한 '마이크 샤이너'(에드워드 노튼)는 연기도 잘하고 비평가들에게 인기도 좋지만, 모든 연기는 사실이어야 한다며 무대에서 진짜로 술을 마시는 등 기행을 일삼고 리건 자신에게 집중돼야 할 관심을 빼앗아가는 눈엣가시다.

이런 가운데 마약 재활원에서 나온 지 얼마 안 된 딸 '샘'(엠마 스톤)은 자꾸만 엇나가고, 오랜 무명을 거친 '레슬리'(나오미 왓츠)는 불안감에 떤다.

설상가상, 연극의 성패를 좌우하는 유명 비평가는 연극을 보기도 전에 '쫄쫄이 새 수트를 입은 할리우드 광대'의 존재 자체가 싫다며 최악의 평을 쓰겠다고 예고한다.

과연 리건은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훨훨 날 수 있을까.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영화 '버드맨'은 퇴물이 된 스타가 자신의 자아를 회복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더이상 자신이 사랑받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난 존재하지 않아. 난 여기 없어"를 읊조리며 권총 자살을 하는 연극의 주인공과 사랑받고 싶어하는 리건의 모습은 점점 닮아간다. 연극이 "내가 살아온 기형적인 삶의 축소판 같은 느낌"이라는 리건의 대사처럼.

리건 역을 맡은 마이클 키튼 역시 1989년 '배트맨'(감독 팀 버튼)에 전격 캐스팅돼 전성기를 맞았다가 '배트맨2' 이후 별다른 흥행작을 내지 못하고 대중의 관심에서 잊혀진 점을 감안하면 절묘한 캐스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주로 하층민의 삶 속에 숨겨진 절망을 파헤치며 사회를 성찰해 온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사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성공의 기준과 자아와의 싸움에 대해 얘기한다. 틈만 나면 리건의 귀에 들리는 환청은 리건의 복잡한 심경을 여실히 드러내 주는 중요한 장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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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미로 같이 복잡한 무대 뒤와 배우 사이를 넘나들며 길게 이어가는 카메라워크는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로 연극 무대와 그 이면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대본 15페이지의 분량을 한 컷에 담아낸 엠마누엘 루베즈키 촬영 감독은 "생각해보면 삶은 하나의 연속이다. 그런 의미에서 컷 없이 영화를 진행하는 것이 어쩌면 이 이야기의 리듬을 관객들이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극 중 리건의 연습실에는 이런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다. "모든 것은 타인의 판단이 아닌 그 자체로서 빛난다."

이 영화의 메시지를 한 마디로 압축한다면 아마도 이 문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영화는 골든글로브에 이어 오는 22일 열리는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최다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카데미의 전초전격인 골든글로브에서는 각본상과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3월 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1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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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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