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배너
배너

[실시간뉴스]

최종업데이트YYYY-mm-dd hh:mm:ss
검색

<"책방은 책만 팔아선 안돼"…문화공간화한 지역서점>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차별화 '눈길'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서울 은평구 응암동엔 보물창고와도 같은 '헌책방'이 있다.

지역 '헌책방'이라면 국내 출판·유통업계에선 이미 '크낙새'를 떠올리듯 멸종 위기에 놓인 업태로 치부되기 일쑤이지만, 개업 8년차를 거치며 지역의 독특한 문화공간화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상한 나라의 책방'을 운영하는 윤성근(40) 대표는 12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책방은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공간이 돼야 한다"며 "일본도 10~15년 전에는 지역 책방들이 책만 진열해 파는 게 상례였지만, 불황을 거치면서 독자적인 분위기와 특화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는 지역서점이 점점 늘었다"고 말했다.

<"책방은 책만 팔아선 안돼"…문화공간화한 지역서점> - 2

윤 대표의 '이상한 나라의 책방'은 헌책방 업계에선 이미 잘 알려진 '명물'로, 또 외로운 섬과도 같은 존재로 꼽힌다.

20평 남짓해 보이는 지하에 마련된 책방은 헌책방이라기보다는 깔끔하게 정리된 사랑방에 가깝다.

다락방을 연상시키듯 곰팡이 냄새와 먼지 풀풀 나는 비좁은 공간 대신 널찍하게 확보한 중앙 공간엔 탁자를 놓았고, 한켠엔 작은 무대, 또 한 벽면엔 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작은 스크린 설비까지 갖춰놓았다.

"매달 두 번째, 네 번째 금요일에는 손님이 원하는 시간까지 문을 열어요. 지역에서 올라온 손님들은 꼬박 밤을 새우고 첫차로 내려가곤 하죠."

책방은 주기적으로 관객 30명 안팎의 작은 공연을 개최한다. 또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정기로 독서모임이 열린다. 자연스럽게 지역의 문화수요를 충족하는 열린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윤 대표는 이미 5권의 책을 낸 저술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최근 이매진을 통해 펴낸 '책이 좀 많습니다'는 그간 책 구입차 만난 장서가들의 책에 대한 애정과 수집벽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관찰한 에세이다.

"헌책방에서 일하면서 평범한 사람 중에 얼마나 많은 애서가가 있는지 조금은 짐작할 수 있게 됐어요. 이런 사람들은 결코 다른 사람들보다 위에 있거나 책 많이 읽은 것 가지고 허세를 부리지 않아요. 말 그대로 자기가 있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평범한 생활인들이죠."

윤 대표의 책방에 주목한 이들 가운데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있다. 시장 재임 전부터 그의 책방을 자주 찾았고, 참여연대 희망제작소와 자신의 시장 집무실 서가 구성도 윤 대표에게 맡겨 화제가 됐다.

서울 정릉에서 태어났지만 강원도 태백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윤 대표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용산에서 컴퓨터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하면서 2년제인 동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지만, 소프트웨어 개발 일에 회의가 들어 일을 그만뒀다.

"3년만 모든 걸 걸어보자는 마음으로 헌책방을 창업했습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단골손님들이 50~60명가량은 있어 서점 유지엔 문제가 없습니다. 이러한 책방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게 제 꿈입니다. 저 같은 사람도 책방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어요."

지하 1층인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서가 배치는 독특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사회과학' 서가, 바로 옆 '철학' 서가와 문학서 배치 등 지역의 구매 수요에 맞춰 특화한 배치가 눈길을 끈다.

"사회활동가들이 많은 지역 분위기를 반영해 눈길이 우선 닿는 곳에 이들의 관심을 끌 서적들을 배치했어요. 책방을 찾는 이들은 새로운 책이 없다 싶으면 금방 발길을 끊습니다. 늘 이들의 수요에 맞는 책들을 구해 서가를 새롭게 채워놓는 게 제 일이죠."

지난해 11월 도서정가제 전면 시행 이후 지역서점들을 살려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높지만, 실제 지역서점들이 돌파구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 대표는 "출판사들의 공급가 조정이 뒤따라야 할 것 같다"며 "서점주들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책방은 책만 팔아선 안돼"…문화공간화한 지역서점> - 3

jb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5/01/12 10:10 송고

광고
댓글쓰기
배너
광고
AD(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많이 본 뉴스
종합
정치
산업/경제
사회
전국
스포츠
연예ㆍ문화
세계
더보기
AD(광고)
광고
AD(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