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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공해 몸살'에도 갈 길 먼 조명관리구역 지정

송고시간2014-10-06 05:55

서울은 연말부터 지정 전망…상업·주거 혼재지역 갈등

<'빛공해 몸살'에도 갈 길 먼 조명관리구역 지정> - 1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도심 야간 조명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빛공해방지법이 제정됐지만 전국적으로 조명환경관리구역(이하 관리구역)이 지정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어 '무용지물'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울은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는 관리구역을 확정할 계획이지만 상업·주거시설이 혼재된 지역의 주민과 상인 간 갈등이 심해 해결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 수면장애부터 암까지 유발…주택가 민원 증가 = 지나친 인공조명은 작게는 수면장애부터 크게는 암까지 인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난 5월 고려대 의과대학 빛공해연구팀이 성인 남성 23명을 빛이 있는 방과 없는 방에서 나눠 재운 뒤 뇌를 촬영한 결과 노출된 빛의 양이 많을수록 뇌의 활성도가 낮게 나타났다.

이 연구팀은 과도한 빛이 생체리듬을 교란시켜 호르몬 변화를 일으키며 그로 인해 유방암을 증가시킨다는 이스라엘의 선행 연구결과도 재확인했다.

같은 대학 서영구 안과 교수가 성인 2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빛 공해가 있는 방에서 잠을 자면 결막 충혈, 안구건조증, 초점 장애 등 증상이 빈번해진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보안등과 상가 광고물 등으로 인한 주민 민원도 잦아지는 추세다.

2010년 서울 및 6개 광역시 시민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64.1%가 과도한 인공조명은 환경오염이라고 인식하고, 절반 이상이 불쾌감과 수면방해 등 건강문제가 염려된다고 답했다.

올해 서울시가 시행한 환경영향평가 중 시민 여론조사(시민 1천 명, 점포주 200명)에선 71.7%가 빛공해를 생활 속 중요 문제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상업·주거 등 지역별로 조도를 제한하는 빛공해방지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단속을 위해선 지방자치단체마다 관리구역을 지정해야 함에도 실제 지정한 곳은 하나도 없다.

◇ 서울시 관리구역 곧 확정…주민·상인 간 갈등 여전 = 그나마 관리구역 지정이 가시화한 곳은 서울이다.

서울시는 이미 2010년부터 자체적으로 인공조명 관리 정책을 적용해 주거 등 6개 지역을 구분, 조도를 제한해왔다.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 관계자는 6일 "정부 법에 따라 6개 구역을 4개 조명관리구역으로 조정하고 있으며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부터는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상인 등 반발을 고려해 시범구역을 운영한 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 하에 구역만 확정되면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조명관리구역은 보전녹지지역(산)인 1종, 생산녹지지역(논·밭)인 2종, 주거지역인 3종, 상업지역인 4종으로 나뉜다.

보안등과 동영상 광고판의 경우 1·2·3종 지역은 조도를 1㎡당 10lx 이하, 4종은 25lx 이하여야 한다. 일반 네온사인 광고판은 1·2종은 5lx 이하, 3종은 15lx 이하, 4종은 25lx 이하다.

이를 위반하면 5만∼1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수차례 위반할수록 가산된다.

그러나 서울시 역시 관리구역이 확정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을 겪고 있다.

특히 강남대로처럼 상업시설과 주거시설이 뒤섞인 지역에서는 조도 제한을 높이자는 주민과 손님이 끊길까 걱정하는 상인 간 찬반의견이 팽팽하다.

시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때 시민의 89%, 상인의 64%가 관리구역 지정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수차례 공청회도 연 만큼 곧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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