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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 세계화 전략? 추리소설 써라"

송고시간2014-08-28 07:11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 조언 최미경 교수 "언어 전달 넘어 문학성 전달해야"

(서울=연합뉴스) 황윤정 기자 =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 열풍이 다소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등 아시아에서 K팝, 아이돌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런 대중문화의 선전과 비교하면 한국 문학의 세계화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번역자 양성 등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조언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순수 문학 작가들이 추리 소설 기법을 활용한 작품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을 사로잡는 것이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성곤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시대가 변해서 세계 독자들이 미스터리, 스릴러, 서스펜스 스타일의 소설을 좋아한다면서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의 순수문학 작가들이 추리소설 기법을 차용한 작품을 쓰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 원장은 '문학사상' 9월호에 기고한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과제와 제언'에서 "아무리 좋은 작품도 독자들이 읽지 않으면 그 진가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추리소설 기법을 차용했다고 해서 결코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부커상 수상자인 영국 작가 A.S. 바이어트의 '소유',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같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그 예로 들었다.

추리소설 기법을 차용했지만 수준 높은 문학 세계를 보여준 국내 순수문학의 대표적 사례로는 이청준의 '이어도'를 꼽았다.

그러면서 "일단 추리 기법 소설로 대형 출판사의 문을 연 다음, 독자들의 반응이 좋으면 그 뒤를 따라 본격적인 순수문학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분쟁, 정치이념 투쟁 등도 여전히 독자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문학적 소재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그러기 위해서는 구태의연한 한풀이나 이념 투쟁 방식이 아닌, 참신한 시각과 새로운 기법을 차용한 복합적인 양식으로 쓰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미경 이화여대 통역번역대학원 교수는 체계적인 해외 번역 출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교수는 "번역의 방식에서 한국어에 최대한 근접하게 모사 번역을 하는 것이 충실한 번역은 아니다"면서 "고유한 문학적 요소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등가의 효과가 전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문학 번역에서 중요한 점은 단순히 언어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작품의 문학성을 전달해 번역 문학으로서의 독자적인 입지를 갖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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