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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테이핑한 배트 든 손아섭 "멋보다 성적"

송고시간2014-07-24 09:02

노브와 손 사이에 테이프 감아 '지지대' 역할…장타율 상승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연합뉴스 자료사진)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을 대표하는 좌타자로 성장한 손아섭(26·롯데 자이언츠)은 두 달 전부터 새 배트를 받으면 노브(knob·배트 끝 동그랗게 올라온 부분) 바로 위에 테이프를 굵게 감는다.

배트를 짧게 쥐는 손아섭은 노브와 주먹 사이에 3㎝의 공간을 테이프로 채웠다. 장타에 대한 '욕망'을 채우고자 고안한 방법이다.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손아섭은 "6월부터 배트에 테이프를 감기 시작했다"며 "장타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5월 31일까지 손아섭의 장타율은 0.468이었다. 6월 1일부터 7월 23일 사이 손아섭의 장타율은 0.583으로 뛰었다.

홈런도 5월 31일까지 47경기에서 4개에 그쳤지만 6월 1일 이후 6개의 아치를 그려 시즌 10홈런을 채웠다.

손아섭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하며 '정확성'을 인정받았다. 올해도 23일까지 타율 0.365로 타격 4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손아섭은 만족하지 않았다. "중심타선(주로 3번)에 서는 타자가 장타율이 너무 떨어진다"고 자책하며 고민을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장타자는 손끝이 노브에 닿게 배트를 길게 쥔다. 하지만 손아섭은 배트를 빨리 돌리고자 배트를 짧게 잡는다.

손아섭은 손의 위치를 바꿔 배트 스피드가 줄어드는 걸 원치 않았다.

손아섭은 "타격 훈련을 할 때 배트를 길게 쥐고 치면 확실히 공이 멀리 나간다"라면서도 "하지만 실전에서는 배팅 훈련할 때보다 투수의 공이 빠르다. 배트를 길게 쥐면 타이밍이 늦어 파울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방법이 손의 위치를 그대로 두면서도 손이 밀리지 않게 '배트와 손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것'이다.

손아섭은 "한번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배트 손잡이 부분에 테이핑을 했다"며 "훈련 때 써보니 힘이 분산되지 않는 느낌이더라. 실전에서도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테이프가 지지대 역할을 하면서 손아섭의 손이 노브까지 밀리는 걸 방지했고, 손아섭의 힘이 타구에 그대로 실렸다는 의미다.

규정에도 문제가 없다. 한국야구위원회는 '배트를 단단히 잡는 데 도움이 되는 물질을 붙이는 것'을 허용한다. 반발력에 직접 영향을 주는 물질만 아니면 배트에 손을 써도 된다.

다만 손아섭은 "테이핑한 배트를 든 모습이 멋있게 보이지는 않는다"는 놀림을 받는다.

손아섭은 얇은 노브를 쓴다. 손아섭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타자들은 "배트를 주문할 때 노브 부분을 두껍게 처리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멋'의 문제는 이렇게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손아섭은 현재 방법을 고수할 생각이다.

그는 "미묘한 차이가 타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며 "테이핑을 한 배트가 나에게 가장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멋진 두 마디'를 더했다.

"나는 멋으로 야구하지 않았다. 실력과 성적에만 고민할 뿐이다."

손아섭의 말처럼 '야구선수의 멋'을 결정하는 건, 실력과 성적이다. 지금도 손아섭은 충분히 멋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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