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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일본과는 '밀월', 중국과는 '대립각'

송고시간2014-07-10 16:15

일본-호주 정상회담 (AP=연합뉴스DB)
일본-호주 정상회담 (AP=연합뉴스DB)

(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토니 애벗 총리가 이끄는 호주 자유·국민당 연립정부가 일본과 끈끈한 밀월 관계를 강화하는 대신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는 미묘하게 각을 세워 국내·외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해 11월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선포 당시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가 중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나서 최근 갈등이 다소 봉합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호주 방문에 맞춰 중국과의 갈등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애벗 총리는 8일 캔버라 연방의회에서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연설을 한 아베 총리를 환영하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보여준 용기와 최고 수준의 애국심을 칭찬했다.

그는 "우리는 비록 그들이 했던 행동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그들이 임무를 수행하면서 보여준 명예와 숙련도를 존경한다"고 피력했다. 또 일본을 가리켜 "모범적인, 일등 세계 시민"이라고도 치켜세웠다.

애벗 총리는 한국과 중국의 반발을 불러온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결정에 대해서도 전폭적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또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일본과 지금의 일본은 완전히 다르다"며 "일본이 '보통국가'로서 참여하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애벗 총리의 이런 발언은 중국 측의 즉각적 반발을 일으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사설을 통해 애벗 총리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이 10일 전했다.

통신은 "어처구니없고, 둔감한 발언"이라며 "애벗 총리는 아마도 일본군이 갖고 있던 다른 기술, 강간 기술이라든가 고문 기술, 살인 기술에 대해서는 몰랐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통신은 또 "애벗은 일본을 일등 세계 시민이라고 지칭했지만, 아베와 같은 일본의 지도자들이 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지속적으로 방문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신화통신의 이런 비판은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이 10일 시드니모닝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 "호주는 평화와 진보적 가치, 법치주의를 지키려고 중국에 용감히 맞설 것"이라고 한 발언과 얽히면서 양국 간 외교갈등 양상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비록 애벗 총리가 "국제관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고 해서 그것이 곧 옛 친구를 잃는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발언으로 무마를 시도했지만, 중국 측의 반발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호주 내부에서는 애벗 정부의 지나친 친일 행보가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의 타냐 플리버세크 외교담당 대변인은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하면서 일본과 가까워지려는 것에 대해 경악했다"면서 "비숍 장관이 외교정책 해설자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노동당의 샘 다스티아리 의원도 "정부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어느 한 쪽의 편을 든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며 "이런 정책이 지속하면 경제와 교역 분야에서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호주의 저명한 중국 전문가인 휴 화이트 호주국립대(ANU) 교수는 최근 페어팩스미디어 기고에서 "아베는 호주를 중국에 대항하는 일본의 동맹으로 만들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일본과 전략적으로 가까워지는 것이 호주를 더 안전하게 만들 지에 대해서는 신중해 숙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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