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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극단 샐러드, 사회적기업으로 자립이 목표"

송고시간2014-07-09 11:17

이주노동자방송국에서 극단 샐러드로…10년 이끈 박경주 대표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지난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을 생각하며 뛰고 있어요. 문화 다양성을 실현하는 창작집단으로서 관객에게 인정받고 사회적기업으로 우뚝 서는 게 목표입니다."

다문화 극단 '샐러드'를 이끄는 박경주(46) 대표는 최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이런 포부를 밝혔다.

올해는 그가 2005년 5월 인터넷 다국어 대안언론인 이주노동자방송국을 설립해 이주민 지원 활동을 시작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이주노동자방송국이 2009년 다문화방송국 샐러드TV와 극단 샐러드로 전환해 지금은 극단으로만 남았으니, 샐러드의 역사가 10년을 맞았다고도 할 수 있다.

"10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모르겠어요.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를 알리자는 사명감으로 시작해 온갖 험난한 일을 겪었죠. 그래도 주변에서 '뭐든 시작을 했으면 10년은 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격려해줬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인터넷 대안언론을 운영하며 직접 취재기자로 뛰고 이주노동자 인권 운동의 최전선에 섰던 시절은 "고되긴 했지만 재미있었다"고 그는 돌아봤다.

"방송이나 언론, 어떤 미디어도 이주노동자 문제를 다루지 않던 시절이었어요. 그래서 우리 웹사이트에 무슨 기사만 올리면 순식간에 조회 수가 몇백 명씩 불어나곤 했죠. 그렇게 충성스러운 방문자들, 독자들이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2007년 2월 여수외국인보호소(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로 이주노동자들이 한꺼번에 희생된 사건이 발생했을 때 두 달 동안 장례식장에서 지내며 끈질기게 밀착 취재한 기억은 특히 잊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국내 이주민 정착의 역사도 길어지고 인터넷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이주노동자방송국도 변모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주민 이슈를 다루는 매체가 많아졌고 이주민 공동체가 속속 결성돼 자체 활동이 늘어나면서 외부 지원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이다.

이에 박 대표는 2009년 이주민들과 함께 다문화 극단 샐러드를 출범시키고 극단 활동에 방점을 찍기 시작했다. 먼 길을 돌아 예술가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셈이다.

홍익대 미대 출신인 그는 1990년대 독일 유학 생활을 하면서 유럽의 이방인으로서 이주민 문제에 눈을 뜨게 돼 귀국한 뒤에도 한국의 이주민 지원 활동을 해왔다.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 창작 활동은 그에게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다문화 극단 샐러드, 사회적기업으로 자립이 목표" - 2

"글 쓰는 게 정말 좋아요. 게다가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 이전에 팩트를 다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어서 기사로 쓰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허구를 섞어 극으로 선보일 수 있으니 더 자유롭게 글(희곡)을 쓸 수 있죠."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로 숨진 이주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여수 처음 중간 끝'이나 베트남 결혼이주여성의 죽음을 소재로 한 '란의 일기' 등은 이주민 문제와 관련해 '사실'보다는 '진실'에 가까운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극단 샐러드는 이제 이주민 지원 측면보다는 "문화 다양성을 실현하는 콘텐츠 창작·공연"에 무게를 두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극단에 몇 년째 몸담은 이주민 단원들이 지닌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열정도 한층 뜨거워졌다.

샐러드는 지난달 16일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문화예술 창작집단이자 이주민들의 건강한 일터로 자립을 꿈꾸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볼 수 있도록 만든 아시아 뮤지컬(신한은행 제작 후원) '마리나와 비제' '가면 속의 비밀' '수크라이' 시리즈는 좋은 반응을 얻으며 각지에서 공연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지금은 주로 공공기관이나 학교에서 무료 관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관객이 우리 공연을 돈 내고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죠. 다른 문화예술 창작집단들과 마찬가지로 관객에게 작품으로 인정받아 더 많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싶습니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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