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연합뉴스 최신기사
뉴스 검색어 입력 양식

'왔다 장보리'·'끝없는 사랑'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

송고시간2014-07-08 06:20

출생의 비밀·악녀·신데렐라 스토리·복수 등 자극 요소 무장빠른 전개 속 '닥치고 이야기'로 승부수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국드라마의 다양성과 발전에 이바지하느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젓겠다. 이른바 '막장 드라마'의 필요충분조건을 고루 갖췄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미가 있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이겠다. 실제로 다음 회가 궁금해지기 때문이다.

MBC TV 주말극 '왔다! 장보리'와 SBS TV 주말극 '끝없는 사랑'이 온갖 자극적인 요소를 버무린 레시피로 시청자를 공략 중이다. 그런데 일반적인 '막장 드라마'와는 조금 다르다. 미덕이 있다는 얘기다.

'왔다! 장보리'는 백치미, 인간미, 강단으로 무장한 여주인공의 희로애락을 경쾌한 코믹터치로 그리며 유쾌함을 안겨주고, '끝없는 사랑'은 폭압적이던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실제 우리의 현대사를 녹여냄으로써 무게감 있는 개연성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이 두 드라마는 빠른 전개 속에서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를 날린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이룬다. 현란한 촬영기술이나 화려한 로케이션 촬영 같은 것은 없다. '닥치고 이야기'로 승부를 건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이 두 작품은 현재 방송 중인 많은 드라마가 이야기의 지향점을 잃고 방황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야기의 힘'으로 무장한 두 작품은 좌고우면하지 않고 목적지를 향해 똑바로 질주 중이다.

<'왔다 장보리'·'끝없는 사랑'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 - 2

◇ 뚜렷한 선악대결…악행의 쉼없는 반복

'왔다! 장보리'와 '끝없는 사랑'은 누가 '착한나라'이고, 누가 '나쁜나라'인지를 시종 뚜렷하게 보여준다. 잘못된 욕망으로 눈이 먼 악녀와 엄혹한 시대를 배경으로 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자들의 악행이 쉼 없이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타인의 인권이나 행복, 존엄성 등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왔다 장보리'·'끝없는 사랑'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 - 3

'왔다! 장보리'에서는 가난을 벗어나 성공하고픈 야망에 휩싸인 연민정(이유리 분)이 자신을 대신해 자기 어머니와 딸을 성심껏 부양하는 도보리(오연서)의 모든 것을 낱낱이 빼앗기 위해 매일 같이, 부지런히 악행을 저지른다. 거짓말을 하고 모함을 하며, 함정을 파놓느라 연민정은 무척 바쁘다.

'끝없는 사랑'은 군사정권 아래 권력을 잡은 이들의 폭압정치와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만도 못한 취급을 받았던 숨 막히는 시대상을 기본에 깔아놓은 상태에서 안기부 실장 박영태(정웅인)의 무소불위 악행을 펼쳐보인다.

권력의 악마 같은 하수인인 그는 정권의 앞길에 방해되는 것이 있다면 가차없이 제거한다. 누명을 씌우고, 가혹하게 고문하는 것은 물론이고 쥐도 새도 모르게 사람 죽이는 일은 그에게 일상이다.

◇ 어김없이 등장한 출생의 비밀…주인공은 천부의 재능과 불굴의 의지로 무장

두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에서 출발하는 점도 같다. 또 그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도 공통적이다. 출생의 비밀은 '막장 드라마'의 대표적인 요소. 하지만 두 드라마는 같은 이야기도 다르게 푸는 데 자신 있다는 듯 출생의 비밀을 적극 활용한다.

'왔다! 장보리'의 주인공 보리는 사실 한복 명장 가문의 금지옥엽 외동딸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행방불명됐고, 그 교통사고의 가해자 손에 자라났다. 시골 국밥집에서 학교도 제대로 못 다니며 성장한 탓에 무식하다.

그러나 피는 못 속이는 듯 한복을 짓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발견·발휘하는 중이고, 온갖 어려운 일이 사정없이 그의 앞으로 굴러오지만 불굴의 의지와 따뜻한 심성으로 이를 하나씩 헤쳐나가고 있다.

<'왔다 장보리'·'끝없는 사랑'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 - 4

그런 그의 옆에는 부잣집 잘생긴 도련님이자 똑똑한 검사 이재화(김지훈)가 있다. 이재화는 전혀 '그림'이 될 것 같지 않은 보리에게 온 마음을 주고 구애 중이다. 신데렐라 스토리가 따로 없다.

'아내의 유혹'으로 대박을 치고 '천사의 유혹' '다섯손가락' 등을 통해 일관되게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과시한 김순옥 작가는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매회 새로운 사건이 등장하고 곧바로 해결되는 스피디한 구조'를 선보이며 흥미를 끈다.

지난 4월 시작한 '왔다! 장보리'는 지난 6일 시청률 18%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다.

<'왔다 장보리'·'끝없는 사랑'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 - 5

'끝없는 사랑'의 주인공 서인애(황정음)는 국무총리의 숨겨진 자식이다. 국무총리 주변 세력에 의해 어린 시절 살해당할 뻔했지만 극적으로 목숨을 부지한 그는 신분을 위장한 채 살아가는 중이다. 국무총리 주변에서는 그는 이미 살해당하고 없는 존재다.

그동안 자신의 생부가 누구인지 몰랐던 서인애는 지난 6일 방송에서 생부의 존재를 알게 됐다. 힘이 없어 억울하게 당하고 살아온 탓에 세상에 대한 복수의 칼을 갈던 서인애는 이제 복수의 목록에 생부도 추가하게 된다.

오랜 미국 생활을 접고 2008년 '에덴의 동쪽'을 통해 방송에 복귀한 나연숙 작가는 자신의 주 특기인, 굴곡진 현대사를 배경으로 한 파란만장하고 묵직한 인생사를 '끝없는 사랑'에서도 펼쳐보인다.

실재한 현대사를 다루면서 개연성을 추구하는 한편, 주인공 서인애에게는 이보다 드라마틱할 수 없는 스토리를 입혀 극성을 높인다. 부산 미문화원 방화 사건에 연루돼 억울하게 소년원에 들어가게 된 서인애가 검정고시를 거쳐 명문대 법대에 입학하고, 다시 미모를 바탕으로 영화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는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개됐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서인애는 복수를 하는 와중에 변호사를 거쳐 법무장관에까지 오른다. 역시 신데렐라다.

<'왔다 장보리'·'끝없는 사랑'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 - 6

◇ 채동욱 사건, 정인숙 사건…현실의 반영

김순옥 작가는 '왔다! 장보리'에서 자신의 전작을 패러디하는가 하면 실제 사건도 극화하며 방점을 찍는다.

드라마는 '점 하나 찍고 둔갑'한 '아내의 유혹'을 대놓고 희화화하는가 하면, 지난 5~6일 방송에서는 최근 충격을 준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 사건을 패러디하는 등 시청자에게 또 다른 재밋거리를 준다.

나연숙 작가는 '끝없는 사랑'에서 부산 미문화원 방화, 미스터리로 남은 정인숙 피살 사건, 대기업의 잠실 개발 특혜 등 실제 벌어진 일들을 촘촘히 배치해 역사를 돌아보는 재미를 안겨준다.

<'왔다 장보리'·'끝없는 사랑' 선명한 스토리로 돌직구> - 7

pretty@yna.co.kr

댓글쓰기
에디터스 픽Editor's Picks

영상

뉴스
댓글 많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