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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타고나는 性인가? 만들어진 규범인가?

송고시간2014-07-02 13:49

신간 '젠더와 사회'·'젠더, 만들어진 성'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젠더(gender)란 사회문화적으로 내재화된 성별 규범을 뜻한다. 보통 여성성, 남성성으로 구분되는 젠더는 사랑, 결혼, 가족 구성, 출산 등 사적 영역부터 경제, 종교, 정치, 미디어 등 공적 영역까지 강력하게 작동하는 사회 구성원리다. 이처럼 젠더 이분법으로 나뉜 사회를 성별화된 사회라 부른다.

젠더 이분법과 성별화된 사회에 의문을 던지는 책들이 최근 잇따라 출간됐다.

우선 한국여성연구소가 엮은 '젠더와 사회'(동녘 펴냄)는 젠더에 관한 15개 주제를 통해 우리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과 구분되는 방식과 그 영향을 살펴본다. 역사, 사회, 문화, 미디어 영역에서 활동하는 연구자 15명의 글을 모았다.

이들은 여성과 남성의 불평등한 관계에만 천착하는 한국 여성학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여성학은 여성성뿐만 아니라 남성성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남성들이 왜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와 같은 '마초 공간'에 모이는지, 남성 출연자만 단체로 등장하는 '진짜 사나이', '무한도전'과 같은 예능 프로그램이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되는지 등을 분석한다.

또 역사 속에서 어떻게 젠더 개념이 등장했는지, 위계적 체계로 조직된 젠더 개념이 인간의 정체성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등을 살펴본다. 또 이런 이분법적 구분을 뛰어넘어 진정한 성평등이 가능한지도 탐구한다. 젠더 체계는 더는 한 국가나 한 민족, 한 지역사회의 울타리 속에서 이해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 책의 결론이다.

<젠더, 타고나는 性인가? 만들어진 규범인가?> - 2

신간 '젠더, 만들어진 성'(휴먼사이언스 펴냄)도 여성은 감성적이고 세심하고, 남성은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의문을 던진다.

심리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저자 코델리아 파인은 남성과 여성의 뇌가 태생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에 반론을 제기한다. 이는 연구자의 시선이 반영되고 사회적·문화적 편견이 낳은 결과물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 책은 남성과 여성의 뇌가 태생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하는 이론들을 도마 위에 올려놓고, 이를 입증할 과학적 증거가 전혀 없다는 것을 직접 보여준다.

일례로 남자아이에겐 파란색, 여자아이에겐 분홍색을 구분 지어주는 개념은 20세기 중반에나 자리잡았다. 분홍색은 열의와 용기를 상징하는 빨간색에 가까워 남자아이들이 선호하는 색이었고, 믿음과 지속성을 뜻하는 파란색은 여자아이들의 것이었다. 결국 태어나면서 남녀의 차이를 주입받은 아이들은 객관적으로 자신의 성별을 인식할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사람들이 남녀 간 뇌의 차이를 주장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사람들은 사회에 퍼져 있는 성적 불평등을 설명하고 싶어하지만 그 이유를 불공평한 사회보다는 남성과 여성의 타고난 차이 탓으로 돌리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 이런 인식이 신경 성차별 또는 뇌 성차별을 뜻하는 '뉴로섹시즘'(neurosexism)을 만들어낸다.

'젠더와 사회' 552쪽, 2만원. '젠더, 만들어진 성' 이지윤 옮김, 448쪽,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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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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