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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용사들 60여년 만에 제대로 된 결혼식 올려

송고시간2014-06-26 17:40

부산보훈청 10쌍 합동결혼식 마련

6·25 참전용사들의 합동 '웨딩 마치'
6·25 참전용사들의 합동 '웨딩 마치'

(부산=연합뉴스) 26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6·25 참전영웅 실버 갈매기 웨딩마치'에서 참전용사들이 합동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2014.6.26
ready@yna.co.kr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17살에 제대로 된 결혼식도 못하고 살았는데 자녀들 보는 앞에서 이렇게 번듯한 결혼식을 하다니 눈물이 납니다."

6·25 전쟁 참전용사로 충무무공수훈을 받은 김별동(84) 어르신의 아내 조옥선(80) 씨는 26일 부산시 수영구에서 열린 '6·25 참전영웅 실버 갈매기 웨딩마치'를 통해 63년 만에 남편과 결혼식을 올리며 조용히 눈물을 훔쳤다.

6·25 참전용사들의 합동 '웨딩 마치'
6·25 참전용사들의 합동 '웨딩 마치'

(부산=연합뉴스) 26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6·25 참전영웅 실버 갈매기 웨딩마치'에서 참전용사들이 합동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2014.6.26
ready@yna.co.kr

조씨는 60여 년 전에 물 한잔 떠놓고 올렸던 결혼식을 생각하며 "전쟁 3년 동안 '생과부' 노릇을 했지. 다들 남편이 죽었다 그랬어. 그래도 이 사람이 명줄이 긴지 살아와서 천만다행이다"며 턱시도를 차려입은 남편을 지그시 바라봤다.

김별동 어르신은 백석산 전투에서 결사대로 참전에 고지를 탈환한 공로로 무공훈장을 받았고, 중공군에 포로로 3번이나 끌려갔다가 다시 살아 돌아오는 등 전장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김 어르신은 "낙동강물은 핏물이었고 시체가 버글거렸다"고 회상하며 "난리통에도 이 사람(아내) 얼굴이 생각나면 힘이 나곤 했다"며 웨딩드레스를 곱게 차려입은 아내 손을 꼭 쥐었다.

부산지방 보훈청이 마련한 이날 '합동결혼식'에는 김 어르신과 같이 전쟁 통에 제대로된 결혼식을 하지 못한 참전용사 부부 10쌍이 웨딩마치를 울렸다.

어르신들의 손자·손녀 등 가족과 보훈단체 회원 200여 명은 결혼식을 지켜보며 힘찬 박수를 보냈다.

6·25 참전용사들의 합동 '웨딩 마치'
6·25 참전용사들의 합동 '웨딩 마치'

(부산=연합뉴스) 26일 오후 부산시 수영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6·25 참전영웅 실버 갈매기 웨딩마치'에서 참전용사들이 합동 결혼식을 올리고 있다. 2014.6.26
ready@yna.co.kr

전쟁 때 군복을 만드는 피복공장 노동자로 일해 국가유공자가 된 아내 김상순(79) 씨와 참전용사인 남편 염영진(86) 씨 등 부부도 이날 합동결혼식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결혼식 축가와 사진촬영은 동성 제일유치원 어린이들의 재롱잔치와 한국 디지털사진작가 협회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사회를 맡은 유주봉 부산지방보훈청장은 "오늘 제대로된 결혼식을 올린 어르신들이 앞으로의 인생도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행복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면서 "보훈청은 국가에 공을 새운 어르신들을 제대로 대접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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