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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10년> ②北에 '시장경제' 학습 효과 커

외화획득 창구이자 남북관계 상징…포기 쉽지 않아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작업 모습 (연합뉴스 DB)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작업 모습 (연합뉴스 DB)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개성공단 10년의 세월은 우리 정부와 기업들이 북한 당국 및 근로자들과 함께한 역사다.

반세기를 갈라져 살던 남북한이 개성공단이라는 한 공간에서 경제활동을 하다 보니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지만 그동안 공단이 순항한 데는 북측의 협조도 큰 몫을 했다.

북한의 협조는 결국 개성공단이 북한 체제에서 차지하는 정치, 경제적 중요성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보다 침체한 북한 경제에 대한 기여도가 만만치 않다.

현재 개성공단에서 남한 기업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임금, 사회보험료 등으로 주는 총액은 연간 8천700여만 달러로 추정된다.

개성공단은 북한 당국이 외화를 안정적으로 획득하는 창구로서 경제 회복과 발전의 토대가 되는 셈이다.

또 개성시와 인근의 북한 주민 5만여 명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만큼 고용 창출의 효과도 크다.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약 20만여 명이 개성공단을 통해 생계를 꾸려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경제특구 개발에서 차지하는 개성공단의 가치도 수치로 드러나는 것보다 중요한 요소다.

북한은 1991년 나선경제무역지대 창설을 시작으로 20년 넘게 경제특구를 통한 외자 유치를 시도했지만, 개성공단이 유일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더군다나 개성공단이 안정적으로 발전해야 김정은 체제가 각지의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속도를 내는 경제특구 개발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북한이 작년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이유로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등의 조치를 취했다가 추후 남측과 협의를 거쳐 재가동에 합의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개성공단이 북한 특구개발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지난 10년간 개성공단을 통해 경제특구 개발의 '노하우'를 많이 익혔다.

북한의 경제 관리와 근로자들은 개성공단에서 남측으로부터 세무, 회계, 인센티브 제도 등 각종 생산관리 기법을 접했고 의류, 신발 등 제조업 분야의 기술도 배웠다.

개성공단에서 근무한 북한 관리들은 다른 경제특구 현장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된 '황금평·위화도 경제지대법' 등 다른 경제특구의 제도에도 관리위원회 설치 등 개성공단의 경험이 많이 녹아 있다.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개성공단은 북한이 시장경제를 학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런 경험은 결국 경제개혁과 개방에 대한 자신감을 북한에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성공단은 남북관계 등 정치적 측면에서 차지하는 상징성도 작지 않다.

개성공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일관련 업적으로 크게 선전되는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의 결실이기 때문이다.

북한 매체가 개성공단을 "6·15의 옥동자이자 북남 경제협력의 상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이런 인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개성공단은 최고 지도자인 김정일 위원장과 관련된 사업이기 때문에 그동안 남북관계의 부침 속에서도 다른 남북 간 경협사업보다 상대적으로 덜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부를 설득해가며 개성공단을 만든 것은 남북 화해와 평화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개성공단은 남한뿐 아니라 북한에도 경제협력을 뛰어넘는 평화협력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8/11/14 16:1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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