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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대박' 꿈꾸는 北> ①중국인이 전한 '북한 관광'

송고시간2014-06-17 06:10

"'미지의 국가' 밟아 감회 남달랐지만 아쉬움도 많아"관광산업 '걸음마 단계'…전문인력·인프라 태부족

<'관광대박' 꿈꾸는 北> ①중국인이 전한 '북한 관광' - 1

<※편집자주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속에 이렇다 할 경제발전 성과를 내놓지 못한 북한 김정은 체제가 갈수록 관광산업에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관광할 수 있는 지역을 대폭 늘리고 다양한 관광상품도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외자 유치나 정상적인 무역이 어려운 북한이 관광에서 '대박'을 꿈꿀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연합뉴스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하는 북한관광 실태와 북한 당국의 관광산업 개발 '청사진', 북한이 관광에 매달리는 이유 등을 짚어보는 특집기사 4꼭지를 일괄 송고합니다.>

중국인 관광객 앞에서 공연하는 북한 어린이들
중국인 관광객 앞에서 공연하는 북한 어린이들


(투먼=연합뉴스) 중국 지린성 투먼시와 접경한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구의 한 기념품 가게에서 북한 어린이들이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공연을 하고 있다.

(옌지=연합뉴스) 신민재 특파원 = 경제난 해소를 위해 경제 분야에서 실험적인 조치들을 도입 중인 북한이 관광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북한 관광산업의 전반적인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게 북한을 다녀온 중국인 관광객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특히 대부분 관광코스가 산과 바다 등 자연경관 감상과 체제 선전을 위한 '혁명 사적지' 답사로 짜여 있어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는 이들이 많았다.

중국인 관광객 앞에서 노래하는 북한 가이드
중국인 관광객 앞에서 노래하는 북한 가이드


(투먼=연합뉴스) 이달 중순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구 하루 관광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들 앞에서 한복을 입은 북한 여성 가이드가 노래를 하고 있다.

외국인 전문 가이드를 비롯해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서비스업 종사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점과 열악한 교통·숙식 인프라도 관광 진흥을 외치는 북한의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최근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를 통해 함경북도 온성, 나선, 칠보산 등지를 다녀온 중국인 관광객들을 만나 북한 관광산업의 현주소와 중국과의 협력 상황, 전망 등을 전해 들었다.

◇ 관광단 이탈·주민 접촉 엄금…"판에 박힌 일정"

이달 중순 두만강변에 있는 국경도시인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구를 하루 코스로 관광한 중국인 관광객들은 "중국인에게도 한번 가보고 싶은 '미지의 국가'인 북한 땅을 밟아 감회가 남달랐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고 입을 모았다.

지린성 투먼(圖們)시에서 오전에 도보로 국경 다리를 건너 남양을 5시간가량 둘러보는 이 상품은 요금이 1인당 300 위안(5만 원)으로 현재 판매 중인 중국인 대상 북한 국경관광 상품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다른 북한 관광상품과 마찬가지로 15~20명 이상이 모여야 관광단의 출발 일자가 결정되며 중국인 신분증과 증명사진을 출발 이틀 전까지 여행사로 제출하면 비자를 대신하는 통행증이 발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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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한 중국 여행사 관계자는 "올들어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심사 시간을 단축한 북한은 관광객이 입국할 때 전화 휴대는 여전히 엄격히 통제하지만, 카메라 소지와 지정된 장소에서의 기념촬영은 허용하는 등 예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도 중국인 관광객들은 북한 관광 중에 엄격하게 짜인 동선 안에서도 심한 통제와 감시를 감수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옌지(延吉) 시내에서 만난 한 여대생은 "얼마 전 남양 하루 관광을 갔을 때 기차역과 김일성 주석 기념비, 국경여관, 혁명 사적비를 둘러보고 북한 어린이들의 합창 공연을 관람했는데 20여 명의 관광단에 북한 가이드와 제복을 입은 수행원 등 6~7명이 동행해 관광객이 무리에서 이탈하는지, 현지 주민과 몰해 접촉하는지 등을 감시했다"고 전했다.

관광객들은 다른 북한 관광상품에도 필수코스로 등장하는 김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업적을 찬양하는 기념물과 사적지들을 정해진 일정에 따라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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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단체관광 코스의 단골메뉴인 어린이 공연도 외국인들에게 인상적이었지만 기분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고 전하는 중국 관광객도 있었다.

랴오닝(遼寧)성 출신의 한 60대 조선족 동포 여성은 "북한 남양 관광을 갔을 때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이 전문적인 연주와 노래 실력을 갖춘 것을 보면서 신기하기보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일행 중에 눈물을 훔치던 한 아주머니는 상점에서 사탕을 사서 아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 북한 관광가이드 "독학으로 외국어 습득"…전문인력 부족

얼마 전 아들이 북한 하루 관광을 보내줬다는 옌지 주민 리(李)모 씨는 "북한에 가니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20대 아가씨가 가이드로 나왔는데 '혼자서 중국어를 공부했다'며 관광객들에게 부족한 중국어 실력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기특했지만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기에는 아무래도 부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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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관광 개방 지역을 빠르게 확대하면서 빚어지는 외국인 상대 전문 가이드 부족 문제는 중국 언론에도 소개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국제시사잡지인 '환구(環球)'는 최신호에서 북한 칠보산 관광상품을 소개하면서 지난달 초 140여 명의 중국인 관광단을 안내한 북한 남성 가이드가 평양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는데 현지에 가이드가 없어 임시로 중국인 관광단을 안내했다고 전했다.

자신을 함경북도 관광국 공무원이자 칠보산 국제여행사의 직원이라고 소개한 해당 가이드는 "최근 미국을 비롯한 각국에서 단체관광객들이 연속으로 몰려들어 20일 넘게 청진시 있는 집에 가지 못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관광객들의 질문에 8년 근무 경력의 본인 월급이 500위안(8만 원)가량이며 이는 함경북도에서 중상위층의 수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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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가게와 식당 등 관련 시설에서 근무하는 북한 직원들도 교육과 실습 경험이 부족해 관광객 응대가 미숙하다는 게 외국인 관광객들의 시각이다.

술과 담배, 수공예품, 건어물 위주의 북한 기념품 가게에서 마땅히 살 물건이 없어 나무를 깎아 만든 60위안(1만 원)짜리 컵을 샀다는 조선족 동포는 "점원에게 우리말로 '진열대에 있는 컵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알아듣지 못했다"면서 "북한의 관광 기념품은 100위안(1만6천400원) 미만의 수공예품이 주를 이뤘고 300위안(5만 원)이 넘는 약술을 비롯한 공산품은 질이 낮아 보여 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북한 상점들이 중국 화폐인 런민비를 직접 받아 따로 환전할 필요가 없는 점에 대해서는 좋은 반응을 보였다.

◇ "282㎞ 거리, 기차로 12시간"…교통·숙박·쇼핑 환경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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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열악한 교통·관광 인프라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감수해야 한 부분이다.

북한의 '7대 명산'으로 꼽히는 칠보산을 보려고 지난달 북한 관광을 다녀온 한 옌볜 주민은 "투먼에서 도보로 강을 건너 북한 남양역에서 기차를 타고 282㎞ 떨어진 명천역까지 가는데 꼬박 12시간이 걸렸다"면서 "전기로 달리는 북한 열차가 느린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체험해보니 다른 이들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북한 관광상품을 판매하는 중국 여행사들은 고객과의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계약서에 북한 관광시 비포장도로가 많아 불편하며 버스를 비롯한 이동수단도 한국, 중국, 일본에서 생산된 중고차인 점을 알리고 있다.

숙소와 식사의 경우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에는 대형 호텔들이 있지만 기타 국경지역에는 일반 주택 형태의 숙소에서 묵을 수도 있다는 점과 현지 사정에 따라 식사도 육류보다는 나물이나 채소 위주로 짜여진다는 점을 사전 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본력을 갖춘 중국 여행사나 기업이 북한의 명승지에 호텔이나 위락시설을 투자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북한 접경도시인 랴오닝성 단둥(丹東)의 한 여행사는 평안북도 관광총국과 압록강변의 신의주에서 동남쪽으로 40㎞가량 떨어진 동림군에 700만 달러를 공동 투자해 4성급 호텔과 공연장 등 관광객 접대를 위한 인프라를 건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외국인 관광객에 많이 찾는 칠보산에도 한 번에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새로 짓는 것으로 전해졌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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