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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대형 크루즈선엔 '무용지물'

송고시간2014-05-28 06:00

부산항대교(자료사진)
부산항대교(자료사진)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부산항에 들어오는 대형 크루즈선박에는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 '그림의 떡'이다.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부산항대교의 선박통과 높이가 60m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대형 크루즈선박은 수면 위 선체 높이가 60m를 넘어 아예 입항할 수 없다.

28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밀물 때를 기준으로 해수면과 부산항대교 상판까지의 높이는 다리 한가운데가 66.187m로 가장 높다.

교량 왼쪽 끝(영도 쪽)이 62.643m, 오른쪽 끝이 64.056m이다.

부산항대교(자료사진)
부산항대교(자료사진)

부산해양항만청은 지난해 7월 부산항대교의 선박 통과 높이를 60m로 결정했다.

항만 밖에서 선박을 안전한 수로로 인도해 배가 선석에 댈 때까지 안내자 역할을 하는 부산항 도선사회의 의견이 반영됐다.

선박이 북항대교 정중앙으로 정확하게 운항하기 어렵고 파도가 높게 일 것에 대비해 통과할 수 있는 선박높이를 60m로 제한해야 한다는 게 도선사회 측의 주장이었다.

이 때문에 올해 말 완공 예정인 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의 활용도가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실제로 내년 6월 부산항 입항을 추진하고 있는 세계 2위 크루즈선사인 로열캐러비안크루즈의 '퀀텀 오브 더 시즈'(Quantum of the seas·16만7천800t급)호는 새 국제여객터미널에 들어올 수 없다. 수면 위 선박 높이가 62.5m이기 때문이다.

현재 부산항에 기항하는 크루즈선박 가운데 최대인 로얄캐러비안크루즈 소속 보이저호(14만t급)와 마리너호(14만t급)도 선체 높이가 63.5m여서 사정은 마찬가지다.

부산항대교(자료사진)
부산항대교(자료사진)

올해 부산항의 크루즈선박 입항은 모두 120여 차례.

이 가운데 선체 높이가 60m를 넘는 대형 크루즈선박은 30여 차례 입항했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준공되면 전체 크루즈 선박의 25%는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얘기다.

대형 크루즈선박들은 상대적으로 시설이 열악한 영도구 동삼동 부산항크루즈터미널이나 컨테이너가 쌓여 있고 거대한 하역장비가 있는 부산항 북항컨테이너터미널을 이용해야 하는 처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크루즈 선사 관계자는 "호화 크루즈선박을 타고 부산에 온 외국인 관광객이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부두를 이용하면 기분이 어떻겠느냐"며 "부산항에 하루 2척 이상의 크루즈선박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아 혼란은 더 클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새 국제여객터미널과 영도에 있는 기존 크루즈터미널, 여유가 생긴 부산항 북항 감만부두 선석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크루즈 승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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