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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화성① 정조와 실학자들이 꿈꾼 계획도시

송고시간2014-04-28 09:58

수원 화성① 정조와 실학자들이 꿈꾼 계획도시 - 2

(수원=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성을 쌓는 목적은 대부분 방어와 경계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한양도성과 남한산성은 그러한 기능에 충실했다.

하지만 18세기 후반 완공된 수원 화성(華城)은 사정이 달랐다. 축성을 명한 정조는 화성에 자신의 이상과 염원을 투영하고자 했다.

아들인 사도세자를 뒤주에 가둬 죽인 영조는 세손이자 훗날 제22대 임금이 된 정조는 끔직이 아꼈다. 11살에 부친의 죽음을 목도했던 정조는 효성이 지극했다. 아버지를 사모하고,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다.

그는 오늘날 서울시립대학교 뒤쪽에 있던 사도세자의 묘를 명당이라는 수원부 뒷산으로 옮기고자 했다. 윤선도가 '천 년에 한 번 만날까 말까 한 자리'라고 했던 지역이었다.

결국 정조는 1789년 천장을 결정하고, 묏자리에 거주하던 주민들을 위해 새로운 도시를 조성하기로 했다. 그곳이 바로 수원 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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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과 충청도, 전라도를 잇는 곳에 위치한 신도시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발전을 거듭했다.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시전이 생겨나는 등 상업이 흥했다.

이에 호응해 정조는 도읍의 명칭을 수원에서 화성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유수부(留守府)로 승격해 도시의 지위를 높이고, 국왕의 호위부대인 장용영을 배치했다.

성벽 축조는 도시가 건설되고 5년이 흐른 뒤부터 실행됐다. 정조는 화성 설계라는 막중한 임무를 홍문관에서 근무하던 젊은 실학자인 정약용에게 맡겼다.

정약용은 조선과 중국에서 발간된 여러 병서들을 검토해 계획안을 수립했다. 공사에는 거중기와 유형거 같은 신식 장비가 활용되고, 전국에서 최고의 기술을 지닌 장인이 소집됐다.

그 결과 화성을 완공하는 데는 2년 9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 국가적인 대역사치고는 공사 기간이 매우 짧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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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 화성, 한양도성과 이렇게 다르다

조선시대 후기에 지어진 수원 화성과 건국 초기에 완성된 한양도성은 도시를 둘러싼 읍성(邑城)이라는 점이 같지만, 차이점이 더 많다.

수도를 에워싼 성곽인 한양도성은 길이가 약 18.6㎞에 이른다. 하지만 수원 화성은 5.7㎞로 훨씬 짧다. 또 화성은 동서남북에 문이 하나씩 있지만, 도성에는 네 개의 소문(小門)이 추가로 세워졌다.

도시가 들어앉은 위치도 확연히 구분됐다. 한양도성은 사방에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이 솟아 있어서 전통적인 명당에 해당됐다. 멀리는 북한산과 도봉산도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다.

그러나 화성은 서쪽에 높이 146m의 낮은 팔달산이 있을 뿐, 삼면은 비교적 평탄했다. 도성이 방어에 초점을 맞춘 폐쇄적인 형태였다면, 화성은 소통을 중시하는 개방적인 면모를 띠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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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이 조선 읍성의 전형을 따르면서도 차별화되는 점은 또 있었다. 중심 건물이 남향이 아닌 동향이라는 사실이다.

한양도성의 경복궁과 창덕궁은 정문이 남쪽을 향해 서 있지만, 수원 화성의 행궁(行宮)은 팔달산 아래에 동쪽을 바라보도록 건축됐다. 그래서 화성의 간선도로는 동서가 아닌 남북 방향으로 났다. 이 길은 한성과 연결되는 대로 역할을 했다.

새로운 재료와 군사 시설의 도입도 수원 화성의 특징이었다. 한양도성은 영조의 이전 군주였던 숙종 대에 대대적으로 보수됐다. 조선 초기에 비해 기법이 정교해지긴 했지만, 건축 자재에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화성에는 보다 견고한 건축물을 제작할 수 있는 벽돌이 쓰였다. 벽돌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구조물을 쌓는 데 기여했다.

공사 과정, 건물에 대한 설명을 세세하게 기록한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의 간행 또한 축성 역사상 처음 이루어진 작업이었다. 의궤 덕분에 1970년대 벌어진 화성 복원은 빠르고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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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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