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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소득 늘어도 가계 '허덕'…해결방법 없나>

<국민소득 늘어도 가계 '허덕'…해결방법 없나> - 1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홍정규 고유선 김승욱 기자 = 가계 소득이 좀처럼 늘지 않는 현상은 경기 회복세가 미약한데다 그나마 늘어난 소득도 기업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돈을 버는 기업이 배당과 임금을 늘려야 가계소득 증가→소비 확대→투자 증가 등 경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데 이런 고리가 끊어진 셈이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면 고용이 늘어나면서 가계소득이 증가하는 구조도 허물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경제의 선순환 구조가 깨지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영성과에도 악영향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재계의 재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시간제 일자리뿐만 아니라 고용의 질 향상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기업은 돈 버는데 가계는 한숨…"월급 빼고 다 올랐다"

중견 출판업체 직원인 이모(32·여)씨는 요즘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고 물가는 낮은 수준이라는 뉴스를 볼 때마다 화가 난다.

월급은 거의 제자리걸음이고 살림살이도 팍팍해 "모두 딴 세상 이야기같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이씨는 "작년 3월과 올해 3월 월급명세서를 비교해보니 월급이 10만원 정도 올랐는데 세금이 4만원 늘고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까지 늘어 '월급이 올랐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경기가 좋아진다는데 내 주변에는 살기 좋아졌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이 씨의 사례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만하다.

1인당 국민소득(GNI)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가계의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풍족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1인당 소득은 2000년 1만2천달러에서 2010년 2만2천달러를 거쳐 올해는 3만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민소득에서 개인이 가져가는 몫은 줄었기 때문이다.

2008∼2013년 기업의 처분가능소득은 80.4% 늘었지만 가계와 개인사업자가 속한 개인 부문(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6.5%에 그쳤다.

기업이 돈을 더 벌더라도 늘어난 소득만큼 월급을 올려주지 않은 때문이다.

같은 기간에 상용근로자와 임시일용근로자의 임금은 월평균 약 256만9천원에서 311만1천원으로 21.1% 늘었다. 한해 평균 4.2%꼴이다.

이 가운데 상용근로자의 임금은 한해 평균 3.5% 늘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이 평균 2.8%였던 것을 고려하면 실질 임금 상승률은 거의 0%대에 머문 셈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 가계 소득에서 임금 다음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이자·배당소득도 줄어드는 추세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재산소득 가운데 이자 소득은 2012년 48조8천947억원에서 지난해 40조2천514억원으로 8조6천433억원(17.7%) 줄었다.

지난해 주식 소유에 따른 배당금도 13조9천930억원으로 전년보다 9천879억원(6.6%) 감소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 때에는 분배구조가 악화돼 근로자 몫이 줄어든다"며 "자영업 경기가 나빠 개인사업자의 사업소득이 악화된 점도 가계 소득이 정체된 이유 가운데 하나다"라고 진단했다.

◇ "가계소득 늘려야"…해법은 논의만 무성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으려면 단순히 경제 성장률을 조금 더 끌어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4%대 성장률을 기록하더라도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는 국민소득이 대부분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경제의 선순환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에 쌓인 돈이 투자에 쓰이거나 소비 주체인 가계로 흘러가게 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누구나 공감한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을 상대로 투자나 임금 상승을 강제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청와대에 대기업 회장들을 초청해 투자나 고용 확대를 부탁하고 규제 개혁 등 투자 유인책을 꺼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다.

이준협 연구위원은 "대기업이 사내 유보금을 쌓는 것은 기본적으로 미래에 대한 전망이 안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규제 개혁보다는 동반성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나온다.

지금껏 정부가 써온 갖가지 투자 유인책이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종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이 임금 많이 주고 고용 늘리면 되지만 이는 정부가 정책으로 할 수 없는 문제"라며 "대기업이 돈을 쌓아놓지 말고 근로자의 88%가 속한 중소기업에 정당한 몫을 주도록 하는 게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핵심 개혁과제로 내세운 최저임금제를 한국도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지난 10년간 미국과 유럽이 가계 소득을 높여 국민 삶의 질에 가장 긍정적 효과를 미친 게 최저임금 인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정책이 단순히 고용의 양을 늘리는 게 아니라 최저임금 인상 등 고용의 질을 높이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논의는 무성하지만 해법은 간단하지 않고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경준 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장은 "배당을 늘리면 해외로 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고 대기업이 임금을 올리면 대기업 근로자만 많이 가져가게 되는 문제도 있다"며 "결국은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4/04/21 06: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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