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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지도인 커넥톰은 뇌 수수께끼 풀 유일한 단서"

송고시간2014-04-15 17:04

승현준 MIT 교수 '커넥톰, 뇌의 지도'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커넥톰(connectome)이란 우리 뇌를 구성하는 뉴런(신경세포)의 연결구조와 활동원리가 담긴 뇌의 지도를 말한다.

커넥톰은 뇌 영역 연구가 주를 이루던 신경과학계에 논란을 불러 일으킨 신개념이다. 그러나 기존 연구가 등한시한 뉴론 간의 관계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커넥톰 연구를 주도하는 사람이 바로 한국계 과학자 승현준(Sebastian Seung)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다. 그는 2010년 '나는 나의 커넥톰이다'라는 테드(TED) 강연을 통해 커넥톰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했고, 2012년 출간한 책으로 커넥톰 개념의 대중화를 선도했다. 19세기 골상학에서부터 첨단 과학기술이 이용되는 커넥톰 연구까지 뇌과학 발달과정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논픽션 부문 10대 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승 교수가 '커넥톰, 뇌의 지도'(김영사 펴냄)의 한국판 출간을 기념해 15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그는 "커넥톰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냐"고 먼저 물은 뒤 "뇌 과학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이 읽을 수 있는 책이 없다는 걸 알고 책을 쓰게 됐다"고 밝혔다.

승 교수는 커넥톰 개념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여러 가지 비유를 들었다. 그는 뉴런 1천억개가 연결된 커넥톰의 모습을 전 세계 각 도시가 연결된 세계 지도나 수천만 명이 접속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표현했다. 한국인답게 찌개도 예로 들었다.

승 교수는 뇌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상한 찌개에 비유하면서 "우울증 약이 세로토닌과 도파민 수치를 조절하는 것은 찌개를 먹을 수 있게 양념을 추가하거나 빼는 것과 같다"며 "그만큼 뇌는 복잡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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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인 만큼 그가 커넥톰 연구를 통해 지향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뇌 과학계는 기억이 어떻게 생성되고, 지각이 어떻게 일어나고, 정신질환은 왜 생기는지 등 기본 질문의 답을 찾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이는 실제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뇌가 무엇을 하는지 보여주는 커넥톰은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설 상태로만 있는 뇌 과학이론들을 커넥톰을 통해 테스트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승 교수는 파킨슨병 등 뇌질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커넥톰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는 의견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치료보다는 인체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은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했다.

이어 "정신질환은 치매나 파킨슨병과 같이 뉴런이 죽어버리는 퇴행성 질환과 자폐증, 정신분열처럼 뉴런 자체는 건강하나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로 나눠진다"며 "후자의 경우 커넥톰 연구를 통해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이론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천재 물리학자로 불리던 그가 신경과학으로 관심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

승 교수는 '물리학자로서는 살아있는 물질과 죽어 있는 물질의 차이나 의식 있는 물질과 살아있는 물질 사이의 차이를 알 수 없었다"며 "참 철없는 시절이었다"며 웃었다.

그는 신경계를 수학적 공식으로 치환하는 분야에 도전했다. 그러나 뉴런은 방정식 모델로 만들 수 있지만 뉴런의 연결은 뉴런 간의 관계를 알지 못하는 이상 공식으로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신경계 시뮬레이션을 만드는 데 실패하고 우울증에 걸렸다"며 그 이후 커넥톰 연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커넥톰 연구에 대한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승 교수는 "커넥톰은 실제 뇌에 있는 뉴론 네트워크의 실제 데이터다"라며 "뇌 영역만 봐서는 천재나 광인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래서 뉴런을 봐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어 "유럽연합이 뇌 상호작용 연구에 10억 유로 이상 투자하는데 커넥톰 없이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미지수다"라고 덧붙였다.

커넥톰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단계가 남아있다는 것은 그도 인정했다. 그러면서 뇌과학 발전에 대중들이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쥐의 망막 커넥톰을 3차원 이미지로 규명하는 인터넷 게임인 '아이와이어(Eyewire)'를 개발해 대중이 연구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아이와이어를 통해 뉴런의 새로운 연결패턴이 발견됐어요. 전문가도 알지 못했던 망막의 움직임을 사람들이 게임으로 발견한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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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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