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코앞인데"…가거도항 항구복구 언제 하려나
송고시간2014-04-15 11:17
업체 이런저런 이유로 7개월째 착공 미뤄

부서진 가거도항
(신안=연합뉴스) 태풍 피해로 부서진 방파제 복구와 수중에 널브러진 잔해물 철거가 시급한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항구복구 공사가 시작도 못 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2년 태풍으로 부서진 방파제. 응급복구만 완료된 상태다. 2014.4.15 <<지방국 기사 참조>>
chogy@yna.co.kr
(신안=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태풍 피해로 부서진 방파제 복구와 수중에 널브러진 잔해물 철거가 시급한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항 항구복구 공사가 7개월째 시작도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공사를 해야 한다"는 빗발친 주민 요구에도 시공업체와 감독기관은 서로 책임떠넘기기를 하고 있다.
시공업체 설계변경 요구에 감독기관은 문제가 없는데도 무리한 요구를 한다며 맞서고 있다.
15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태풍으로 폭격을 맞은 듯 부서진 방파제가 그대로 드러나 있고 바다 밑에는 64t짜리 콘크리트 구조물인 테트라포드(TTP·일명 삼발이) 잔해물이 쌓여 있다.
올해 여름 강력한 태풍이 내습한다면 파도를 막아줄 '저지선'이 없어 항구 내 민가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국무총리까지 가거도 현장을 찾아 "다시는 태풍 피해가 없는, '가거도'라는 말 그대로 살 만한 섬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도 장기간 공사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감독기관인 서해어업관리단은 공사업체가 설계변경 요구 등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해어업관리단은 지난해 3월 S물산 등 3개 업체가 가거도항 태풍피해 복구공사 사업자로 선정돼 응급복구 공사만 끝낸 후 항구복구 공사는 시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업체 측은 TTP 잔해물 크기가 작아 인양할 수 없어 구조물(케이슨) 제작 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공 가능한 방법으로 설계변경을 요구했다.
그러나 관리단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설계대로 검증 시공을 한 결과 TTP 9개를 인양, 설계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고 반박했다.
관리단의 한 관계자는 "10층짜리 아파트 2개동 규모의 케이슨 제작장을 놓고도 제주도, 목포신항, 영광 조선소 등을 검토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 모든 공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하루속히 공사를 시작하도록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공업체는 "애초 설계와 다르게 수중 지반에 연약층이 존재해 추가 지반 조사 등에 시간에 걸렸고 결과가 나오는 대로 발주처와 협의해 공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관리단은 해마다 반복되는 가거도항 방파제 유실 피해를 막고 100년 주기의 태풍에도 견딜 수 있도록 2019년까지 항구 복구를 한다.
64t짜리 TTP 대신 초대형 파도에도 견딜 수 있는 1만t급 사각 콘크리트(케이슨) 19개와 100t급 소파블록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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