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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로① 추억과 꿈이 깃든 만화의 거리

재미로① 추억과 꿈이 깃든 만화의 거리1

(서울=연합뉴스) 장성배 기자 = 지난해 연말 만화를 주제로 한 특화 거리가 서울에 탄생했다. 중구 명동역(지하철 4호선)에서 남산 아래 서울애니메이션센터로 향하는 약 450m 길에 조성된 재미로(路)이다. 재미로는 반세기 이전 만화부터 최근의 웹툰까지 한국 만화의 어제와 오늘을 모두 만날 수 있어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 공간으로 떠올랐다.

◇만화 소재로 다양한 볼거리 조성

코흘리개 시절 100원짜리 동전 몇 개를 움켜쥐고 처음 동네 만화가게에 들어서던 기분이 이러했을까? 만화 특화 거리 재미로 초입에 이르자 불현듯 옛 만화가게의 추억이 밀려왔다. 한 세대 전 시골 마을 만화가게는 작은 도서관이자 극장이었다. 아이들은 호기심 어린 눈망울로 손가락에 침을 묻혀가며 명랑, 순정, 역사, SF, 스포츠 만화의 세계를 종횡무진 누볐다. 만화 속 주인공을 따라 동서고금을 여행하고 지구 밖 우주로까지 상상의 무대를 넓혔다. 인터넷, PC방이 없던 시절 만화가게는 최적의 놀이터 중 하나였다.

재미로① 추억과 꿈이 깃든 만화의 거리2

설렘과 상상력이 가득한 재미로의 출발지는 명동역이다. 명동역 2번 또는 3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상상공원을 볼 수 있다.

상상공원은 재미로에 조성된 다섯 개 만화문화정류장(Comics Culture Stop) 중 첫 번째다.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총 28권으로 완간된 박소희 작가의 ‘궁’을 소재로 꾸며져 있다. 공원 중앙 그늘막 조형물 천장에 ‘궁’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그림으로 묘사돼 있다.

상상공원에서 남산공원 방향으로 30m가량 올라가면 퍼시픽호텔부터 숭의여자대학교에 이르는 약 300m 길이의 일방통행로가 시작된다. 두 번째 만화문화정류장인 만화삼거리를 지나 일방통행로에 접어들면 오른쪽에 ‘만화 vs 만화’, 왼쪽에 ‘한국 파워 웹툰’ 코너가 나타난다.

‘만화 vs 만화’ 코너는 퍼시픽호텔 벽면에 옛날 극장 그림간판 형태로 꾸며져 있다. 첫 대결을 벌이는 두 주인공은 허영만, 이현세 작가다. 1980년대 초반부터 한국 만화의 양대산맥을 이룬 두 대가의 모습과 함께 ‘식객’, ‘공포의 외인구단’ 등 대표작의 주인공 캐릭터를 볼 수 있다. 두 작가는 독특한 소재 발굴과 철저한 사전 자료조사로 한국 만화의 새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파워 웹툰’ 코너는 약 15m 길이의 가림막을 활용해 조성됐다. 강도하(위대한 캣츠비), 강풀(그대를 사랑합니다), 김규삼(입시명문사립 정글고등학교), 양영순(덴마), 윤태호(미생), HUN(은밀하게 위대하게) 등 작가 12명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에 연재한 웹툰이 전시되고 있다. 작품별 주인공 캐릭터와 함께 주제와 줄거리가 간략하게 소개된다.

재미로① 추억과 꿈이 깃든 만화의 거리3

세 번째 만화문화정류장은 남산동 공영주차장 건물에 조성된 사연우체국이다. 우리 이웃들의 소소하고 재미 있는, 잔잔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가 만화로 재탄생하는 공간이다. 누구나 사연을 응모할 수 있으며 선정된 사연은 4컷짜리 만화로 제작돼 공영주차장 건물 전면부에 일정 기간 전시된다. 현재 전시되는 사연만화는 재미로에서 이탈리안 레스토랑 ‘DUBU (두부)’를 운영하는 이상석 씨가 응모한 ‘내 인생의 꿈’이다. 사연우체국 맞은편에는 ‘도로도로 골목길’ 이 조성돼 있다. ‘도로도로 골목길’은 재미로 안쪽 주택가의 구립 명동경로당, 게스트하우스, 원룸, 식당의 벽면을 만화 캐릭터로 꾸민 공간이다. 사랑, 행복, 용기, 위로를 상징하는 캐릭터인 앙크(악어), 엠버(토끼), 아롬(부엉이), 아모(코끼리)가 건물마다 그림과 인형의 형태로 장식돼 있다.

재미로① 추억과 꿈이 깃든 만화의 거리4

‘도로도로 골목길’을 둘러본 후 재미로로 돌아와 길을 오르면 곧바로 오른쪽에 네 번째 만화문화정류장인 재미운동장이 자리한다. 재미운동장의 주인공은 이진주 작가의 ‘달려라 하니’이다. 하니가 홍두깨 선생님 부부의 응원을 받으며 라이벌 나애리를 제치고 결승점을 통과하는 장면을 묘사한 입체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재미운동장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출발하면 만화문화공간 재미랑이 보인다. 만화 관련 전시와 이벤트, 만화 열람을 위한 시설로 무료 운영된다. 인기 만화 작가가 참여하는 토크쇼와 사인회, 만화가들이 음악 공연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이색 콘서트도 진행된다. 현재 개관 기념 기획전 ‘만화네 집들이’가 전시 중이다.

재미로① 추억과 꿈이 깃든 만화의 거리5

재미랑을 지나 숭의여자대학교 별관에 이르면 마지막 만화문화정류장인 만화언덕이 나타난다. 일제강점기부터 최근까지 한국 만화 100년을 수놓은 작가 40명의 대표작 캐릭터들이 남산순환도로 옹벽에 구현돼 있다. 마름모 형태의 전시판 뒷면에는 조명이 설치돼 또 하나의 이색 볼거리를 제공한다. 해가 저물면 높이 5~8m, 길이 40m 규모의 벽면이 환하게 밝아지며 거대한 만화책으로 변모한다. 만화언덕은 자신이 즐겨 보던 만화를 떠올리면서 한국 만화의 발자취를 살펴보기에 안성맞춤이다. 40명 작가 모두 우리 만화계를 화려하게 수놓은 스타작가들로 통한다.

김용환(코주부 삼국지), 김종래(엄마 찾아 삼만리), 김산호(정의의 사자 라이파이), 방영진(약동이와 영팔이) 등은 한국 만화의 초석을 놓은 작가들로 꼽힌다. 1970~80년대는 명랑만화의 전성기였다. 길창덕(꺼벙이), 이정문(심술통), 박기정(도전자), 김원빈(주먹대장), 윤승운(맹꽁이 서당), 김형배(20세기 기사단), 신문수(찌빠) 등은 지금 중장년 세대의 어린 시절을 웃음과 모험으로 채색한 작가들이다.

한국 만화는 1990년대 일본 만화 수입이 본격화되고 컴퓨터 게임이 확산되면서 긴 침체기에 접어든다.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와 새로운 소재와 감각으로 무장한 신진 작가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재도약의 바탕이 마련됐다. 만화언덕에선 한국 만화의 새 장을 열어가는 김진(바람의 나라), 강풀(순정만화), 윤태호(이끼), 주호민(신과 함께) 등 젊은 작가들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

up@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6/04/14 16: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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