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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유대 글로 하이데거 나치협력 재부각…평가 논란>

이른바 '검은 노트' 출간으로 재조명 받으며 학계 들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20세기 실존주의 철학의 거두인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1889-1976)는 '존재와 시간' 등 그가 남긴 저작들만큼이나 나치에 협조한 이력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하이데거의 나치 활동은 한때의 인간적 과오로 그의 철학적 성취까지 더럽히지는 않는다는 옹호론과, 그의 사상체계와 나치즘을 떼어놓고 볼 수 없다는 비판론이 후대 학계에서 맞서왔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독일에서 처음 출간된 하이데거의 친필 원고가 또다시 논쟁에 불을 댕겼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1일 보도했다.

하이데거가 철학적 사유의 맥락 속에서 반유대주의적 입장을 뚜렷이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 육필 메모로 직접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른바 '검은 노트'(schwarze Hefte·black notebooks)로 알려진 이 원고는 하이데거가 1931년부터 1941년 사이 개인적으로 남긴 일종의 '철학 일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비토리오 클로스테르만 출판사가 지난 2월 말에 1권을 출간했다.

'검은 노트'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대목은 하이데거가 세계유대주의(Weltjudentum)를 인간성을 말살하는 서구 근대성의 주요 추동요인으로 지목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논한 부분이다.

NYT 등에 따르면 그는 유대인들이 '뿌리 없음'을 육화한 존재라고 보고 이들의 '공허한 합리성과 예측가능성'의 정신을 맹렬히 비난했다.

일례로 1941년 그는 "세계의 유대인들(world jewry)은 자기들의 영향력을 펼치면서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으며 군사행위에도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썼다.

그는 "반면에, 우리는 민족의 가장 뛰어난 이들의 가장 좋은 피를 희생해야만 한다"고 적었다.

1천200쪽에 이르는 원고 가운데 반유대적인 내용을 담은 구절은 모두 합쳐 두 쪽 반 정도임에도, 이런 내용은 유럽 학계를 중심으로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일각에서는 이번 원고가 하이데거 철학의 핵심에 반유대주의가 녹아들어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라고 지적한다.

하이데거는 1933년 나치에 입당해 1945년까지 당적을 유지했으며, 프라이부르크대학 총장으로서 학생들에게 나치 참여를 요구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일부 하이데거 연구자들은 이 원고의 출판을 막으려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의 한 비평가는 원고가 출판되면 하이데거의 사상을 "더는 변호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이번 원고의 편집자인 피터 트로니 독일 부퍼탈대 '마르틴 하이데거 연구소' 소장은 "이전에는 (증거가 되는) 사실이 없다고 말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사실이 나온 셈"이라고 NYT에 말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철학자 도메니코 로수르도는 가디언 기고문에서 "그가 나치당원이었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 알려진 것"이라며 "이것이 그의 사상에서 배울 게 아무것도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kimhyo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4/04/01 17:3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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