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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호주서 3년째 무료법률상담 홍경일 변호사

송고시간2014-04-01 08:36

호주 워홀러에 3년째 무료 법률상담 해온 홍경일 변호사
호주 워홀러에 3년째 무료 법률상담 해온 홍경일 변호사

(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워킹홀리데이 참가자를 비롯한 한인들을 위해 3년째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주도해온 홍경일(33) 호주 한인변호사협회장. 2014.4.1
passion@yna.co.kr

(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호주 법 체계를 몰라서, 또 영어가 서툴러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한인들이 적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갈 길이 멀지만 저희처럼 뜻있는 사람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상황은 조금씩 개선되리라 믿습니다."

3년째 워킹홀리데이 참가자(이하 워홀러)를 비롯한 한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을 주도하고 있는 홍경일(33) 호주 한인변호사협회 회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호주에서 워홀러들이 처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매년 3만명이 넘는 워홀러가 호주를 찾고 있지만 악덕 한인업주들에 의한 임금 및 노동착취, 취업사기, 이른바 '닭장 쉐어'라 불리는 불법 임대차 관행 등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 회장은 뜻이 통하는 몇몇 변호사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2011년부터 8월부터 워홀러 등 한인들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장소는 시드니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제공했다.

홍 회장은 "딱히 워홀러만을 위해 시작한 것은 아니었고 많은 한인들이 영어에 서툴고 호주 법 체계를 몰라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많다는 사실이 안타까워 법률상담을 시작하게 됐지만 지금은 워홀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낯선 이국땅에서 업주로부터 임금착취를 당해 고통을 겪다가 한인변호사협회가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무료 법률상담을 받고 임금을 돌려받은 워홀러들이 한국에 돌아간 뒤 감사편지를 보내올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주 법 체계를 몰라 큰 피해를 당하고도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워홀러나 한인 유학생들이 여전히 많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호주 워홀러에 3년째 무료법률상담 해온 홍경일 변호사(왼쪽).최단비 검사
호주 워홀러에 3년째 무료법률상담 해온 홍경일 변호사(왼쪽).최단비 검사

홍 회장은 "재작년 멜버른에서 호주 10대들에게 손가락을 잘리는 피해를 당한 한국 유학생의 경우 병원비 등 100%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도 호주 법 체계를 잘 몰라 제대로 피해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들었다"면서 "한인변호사협회에 문의했더라면 적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 안타깝다"고 피력했다.

적잖은 한인업주들이 워홀러들에게 법정 최저임금에 못 미치는 임금을 주면서 교민업주와 워홀러 간 반목과 갈등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홍 회장은 "현지법을 지키지 않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되기 어렵다"며 "워홀러들의 경우 임금착취와 관련한 상담 사례가 가장 많은데 합당한 행정절차를 거쳐 못 받은 임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호주 내에서 한국 워홀러들의 각종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현실과 관련, 워홀 비자 발급시 한인변호사협회가 작성한 주의사항을 호주 정부가 PDF 파일 형태로 자동 발급하는 등의 근본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회장과 한인변호사협회 부회장인 최단비 검사 등은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 외에도 차세대 한인 전문직 모임의 활성화를 통해 호주 내에서 한인 지도자를 키워내는 활동에도 역점을 기울일 계획이다.

호주의 경우 미국이나 일본 등에 비해 이민 역사가 짧다 보니 아직 유력 정치인 등 주류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입한 한인들이 많지 않지만 차세대 지도자 육성을 통해 연방의원 등 주류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사를 키워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활동의 일환으로 한인변호사협회와 호주 내 차세대 한인지도자 모임인 KAY리더스 주최로 자선단체 기부를 위한 기금 모금 칵테일파티를 3년째 개최해오고 있으며 올해도 6월 말 호주 유력 정치인들을 초청한 가운데 행사를 열 예정이다.

홍 회장은 "알고 보면 한인 1.5세나 2세들 중에서도 정말 훌륭한 인재들이 많지만 대부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자기 일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라나는 우리의 아들·딸들을 위해서도 호주 주류사회에 진입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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