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만하면 전기료 절감"…절전기 사기 잇따라
송고시간2014-03-10 10:32
우수제품업체 상호 도용, 할부 결제 후 잠적…전국 100여곳 피해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사상공단 등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를 상대로 한 절전기 설치 사기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문제의 절전기 외관과 속모습. 간단하고 단순한 전자키트 외에는 전기료 절감 장치가 없는 빈통이다. 2014.03.10. << 지방기사 참조, 피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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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중소기업 등을 상대로 전기요금이 절감된다고 속여 절전기를 설치하고 돈을 가로챈 피해사례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중순 부산 사상공단에서 기계제조업을 하는 A(53)씨에게 한 남성이 찾아왔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사상공단 등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를 상대로 한 절전기 설치 사기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문제의 절전기 설치 계약서. 제품에 따라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2014.03.10. << 지방기사 참조, 피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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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형 전력효율 개선 장치업체인 D사 팀장 명함을 내민 이 남성은 절전기를 설치만 하면 매달 20∼30%의 전기료가 절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달 500만원이 넘는 전기료에 큰 부담을 느꼈던 A씨는 남성의 말을 듣고 이틀 후 절전기를 설치했다. 가격은 240만원.
D사 팀장은 제품 설치 3개월 후 전기절감 효과가 없으면 전액환불을 보장하며 불만이 있으면 12개월 할부 결제를 취소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A씨는 D사의 사업자등록번호, 특허증과 시험성적서 번호가 명기된 명함, 홈페이지 주소 등을 믿고 절전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A씨는 4개월이 지나도 전기요금은 줄어들지 않자 받아놓았던 명함 속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봤지만 받지 않았다. 설치된 절전기를 떼보니 단순한 전자키트만 있는 빈통이었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사상공단 등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를 상대로 한 절전기 설치 사기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문제의 절전기 업체 직원 명함. 이들은 절전기 설치 후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지만 잠적한 상태다. 2014.03.10. << 지방기사 참조, 피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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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4개월치 할부금을 낸 A씨는 남은 할부금이라도 막을 생각에 카드사에 전화해봤지만 이미 D사는 카드사로부터 240만원을 받은 뒤였고 꼼짝없이 수수료를 포함한 남은 8개월치 할부금을 카드사에 내야할 상황이었다.
A씨는 지난 4일 사상경찰서에 정식 수사를 의뢰하고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
사상공단에서 전기제품업체를 만드는 B씨 역시 비슷한 수법에 절전기를 360만원 12개월 할부로 설치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
설치계약서상에 임의로 설치변경하거나 탈부착하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에 그동안 절전기를 건드리지도 않았지만 최근에서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사상공단 등 중소기업이나 영세업체를 상대로 한 절전기 설치 사기가 잇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문제의 절전기 업체 설치계약서 상 특약사항. 전력절감이 안되면 전액환불이 된다거나 원상복구를 해준다고 나와있지만 이 업체는 잠적한 상태다. 2014.03.10. << 지방기사 참조, 피해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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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주소지를 둔 D사는 실제 절전기 분야 우수제품 지정업체의 상호를 도용했고 홈페이지까지 운영하다가 현재 폐쇄했다.
피해가 속출하자 엉뚱하게도 상호가 같은 우수제품 지정업체로 문의전화가 잇따랐고 현재까지 부산을 포함한 경기, 대구, 포항, 서울 등지에서 현재 100통 이상의 피해전화가 걸려온 상황이다.
절전기 우수제품 지정업체는 자사 홈페이지에 D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판매제품도 완전히 다르다는 공지문을 10일 띄웠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D사 직원 연락처로 전화해보니 받지 않아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한 상태"라며 "전국적으로 피해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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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4/03/10 10: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