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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쿠르드족, 자치정부 확대 추진

내전 장기화로 '제2의 이라크' 가능성 커져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준억 특파원 = 시리아 북부를 중심으로 거주하는 쿠르드족이 자치정부 지역을 넓히기로 함에 따라 시리아가 '제2의 이라크'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시리아 쿠르드족의 대표 단체인 민주동맹당(PYD)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시리아 동북부 도시 하사케에서 자치정부 수립을 발표한 데 이어 쿠르드족이 다수인 모든 지역에서 자치정부를 수립하기로 했다.

민주동맹당의 유력 지도자인 조하트 코바니는 23일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와 인터뷰에서 "1주 안에 시리아 북부 2개 도시에서 '과도적 민주정부' 수립을 선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른 2개 도시는 터키 남부와 접경한 지역인 아프린과 코바니로 쿠르드 자치정부는 시리아 북부 국경지대 전체로 확대될 예정이다.

쿠르드족은 터키 남부, 이라크 서부와 접경한 시리아 북부 지역을 '로자바'로 부르고 있다. 이 지역에는 쿠르드족이 거주민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민주동맹당은 지난해 11월 시리아 북부 도시 카미실에서 회의를 열어 자치를 구현할 과도정부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제헌 의회를 설립했다고 밝힌 바 있다.

코바니는 쿠르드 자치정부 수립은 민주동맹당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6개월 전부터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계획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인 마수드 바르자니 대통령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바니는 쿠르드족의 자치가 터키와 이라크 등 주변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박하고 "최근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가 터키 국경지대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자치정부 수립은 터키의 안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2012년 여름부터 북부지역에서 철수해 사실상 쿠르드족이 자치를 실현하고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동맹당은 터키에서 활동하는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의 시리아 내 연계세력으로 인민수비대(YPG)란 자체 군사조직이 있다.

쿠르드족은 자체 행정과 사법 체계도 갖췄고 유전을 장악하는 한편으로 국경을 관리해 수입을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에서는 알아사드 정권이 금지한 쿠르드어 수업도 진행했다.

시리아 인구 2천300만명 가운데 15% 정도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은 정부군 공백을 이용해 실질적인 자치를 구현, '내전의 승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 수니파와 시아파가 격렬하게 대립하는 틈을 타 북부지역을 장악한 쿠르드족이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를 설립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쿠르드족은 내전 초기에는 중립을 지켰으며 지난해 중반 이후 알카에다 연계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과 격전을 벌이고 있다. ISIL은 쿠르드족을 이슬람 이단자로 보고 있다.

다만 쿠르드족 단체의 일부는 반군 단체인 시리아국가위원회(SNC)에 참여하고 다른 일부는 민주동맹당과 연계하는 등 내부 갈등도 있다.

3천만명이 넘는 쿠르드족은 피지배 소수민족으로 살면서도 고유의 쿠르드어를 사용하는 등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며 독립국가 건설을 염원해왔다.

쿠르드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터키에서는 1920년 자치정권이 약속됐다가 로잔조약으로 취소됐고 PKK는 30년 가까이 무장항쟁을 벌이다 지난해 2월 정전을 선언하고 터키에서 철수하고 있다.

이란의 쿠르드족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치정부를 세웠지만 소련군 철수로 해체됐다. 이라크의 쿠르드족은 걸프 전쟁 이후 북부에 자치지역을 형성했으며 KRG는 2005년 자체 헌법을 개정하기에 이르렀다.

터키 정부는 시리아 쿠르드족의 자치정부 수립 추진에 반대하고 있으며 미국도 시리아의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justdust@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4/01/23 19: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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