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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영웅' 채명신 장군, 사병묘역에 묻히다(종합)

송고시간2013-11-27 14:30

"파월장병 사병묘역에 묻어달라" 유언…묘지크기 3.3㎡서울현충원 설립 사상 장군이 사병묘역 안장 최초 사례

묵념하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묵념하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김관진 국방장관이 27일 故채명신 장군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을 방문, 헌화한 뒤 묵념하고 있다. 베트남전의 영웅인 고인은 1949년 육군사관학교(육사 5기)를 졸업하고 이듬해 6·25 전쟁에 소위로 참전, 육군 5사단장과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을 거쳐 1965년 주월사령관 겸 맹호부대장에 임명돼 1969년까지 4년 가까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을 지휘했다. 2013.11.27 << 육군본부 제공 >>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김호준 기자 = "나를 파월 장병이 묻혀 있는 사병묘역에 묻어달라."

지난 25일 별세한 채명신(예비역 중장) 초대 주월남 한국군 사령관이 생전 이 같은 유언을 남겼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27일 고인이 남긴 이 유언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그 결과를 유족에게 통보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밝혔다.

별세한 장군은 현충원에 마련된 장군 묘역에 안장된다. 국립묘지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3조는 군인과 군무원의 묘역을 '장군 묘역', '장교 묘역', '사병 묘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러나 고인은 별세하기 전 유족에게 사병 묘역에 묻히길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을 잘 아는 한 인사는 "사령관님이 평소 '장군 묘역에 안 간다. 월남전(베트남전) 전우들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사후에 이들과 서울 동작동에 같이 묻히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장군이 사병묘역에 안장된 전례가 없고 국방부도 난색을 표명하자 부인 문정인씨가 남편의 유언을 받아들여 달라는 취지로 청와대에 편지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런 사연을 전해듣고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고인의 유언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장군 신분으로서 장군묘역 안장 혜택을 포기하고 베트남전 참전 전사자와 함께하겠다는 고인의 숭고한 뜻과 베트남전에서의 공적을 높이 평가해 서울현충원 사병묘역 안장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장군이 사병 묘역에 안장되는 것은 서울현충원 설립 사상 처음이다.

'베트남전 영웅'인 고인이 부하들과 함께 묻히게 될 묘지 크기는 일반 사병과 같은 3.3㎡이다.

김형기 서울현충원장은 "고인의 묘지와 비석 크기는 일반 사병과 같다"면서 "파월참전자회장을 맡아왔던 고인이 추모행사를 해왔던 2번 사병 묘역에 안장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인은 주월남 한국군 사령관 당시 "100명의 베트공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고 부하들에게 지시하는 등 베트남전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

김관진 국방장관은 이날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을 방문, 유족들에게 정부의 결정을 공식 전달했다.

김 장관은 "채명신 장군은 군의 정신적 지주"라면서 "파월 장병들과 같이 묻히고 싶다고 유언을 남겨 그 유지를 받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장례는 28일 서울현충원에서 권오성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육군장'으로 치러진다.

사후에도 '참군인'의 모범을 보인 고인은 1949년 육군사관학교(육사 5기)를 졸업하고 이듬해 6·25 전쟁에 소위로 참전했다. 1953년에는 미 육군보병학교를 졸업했다.

육군 5사단장과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을 거쳐 1965년 주월사령관 겸 맹호부대장에 임명돼 1969년까지 4년 가까이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군을 지휘했다.

이후 육군 2군사령관을 거쳐 1972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에는 반대했고 그해 중장으로 예편했다.

군 복무기간 전투에서 세운 공로를 인정받아 태극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등의 훈장을 받았다.

전역 후에는 스웨덴, 그리스, 브라질 대사를 역임하며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대한태권도협회 초대 회장과 월남전참전자회 명예회장도 역임했다.

threek@yna.co.kr,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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