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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나라에서 미혼모 다큐 만드는 피츠패트릭 씨>

"용기 내면 새로운 사회가 열릴 거란 메시지 주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가족을 중시하는 한국에서 '결혼하지 않은 엄마'라는 이유로 가족에게 거부당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왜 그런 것인지, 어떻게 하면 조금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됐죠."

2011년 8월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한국을 찾았던 미나 피츠패트릭(24·여) 씨는 2년간의 한국 생활을 접고 미국으로 돌아간 지 2개월여 만에 다시 한국을 찾았다.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5살 때부터 3년간 한국에 살기도 했던 그는 지난 2009년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국 미혼모 관련 기사를 본 이후 한국 미혼모의 삶에 궁금증을 갖게 됐다.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 아이를 가졌다고 가족에게 말하자 낙태를 강요하고, 출산한 아이가 반강제적으로 입양기관으로 넘겨지는 상황을 담은 기사는 그에게 큰 충격이었다.

남부의 하버드대라 불리는 미국 텍사스주 라이스대학교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보건학을 부전공하면서 빈곤국 보건사업에 관심이 있던 그는 이 기사가 계기가 돼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갈 국가로 한국을 택했다.

그는 전북 정읍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는 동시에 미혼모 지원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국 미혼모의 현실을 알아갔다. 미국으로 돌아간 이후 이런 현실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지난 2일 한국에 돌아왔다.

"미국에도 미혼모가 많이 있지만, 입양을 택하는 비율은 1% 정도인데 한국은 90%에 육박하죠. 한국에서 왜 이렇게 입양, 특히 해외 입양이 많이 발생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이 있어요. 다큐멘터리를 통해 한국 미혼모의 현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피츠패트릭 씨는 "많은 미혼모가 초반 1∼2년은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5∼6년 정도 지나 아이가 조금 자라고 나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자신감을 되찾는다"면서 "자신의 선택이 맞는 것인지 확신하지 못해 걱정이 많은 미혼모부터 다시 삶의 안정을 찾은 미혼모까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미혼모도 아니고, 심지어 미혼인 그가 이 문제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건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어머니는 20살 때 독일로 유학을 가셨어요. 한국이 지금처럼 세계화되지도 않았고 여성이 공부를 많이 할 여건이 아니었던 당시에는 매우 용기 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여성으로서 권리와 욕구를 쉽게 이야기할 수 없던 당시의 상황이 지금 한국의 미혼모들이 처한 상황과 비슷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긴 어머니와 같은 여성들 덕분에 한국이 지금처럼 바뀐 것처럼 미혼모를 둘러싼 환경도 바뀔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다.

"어떤 사람이 살면서 잘못을 한번 했는데 그것을 영원히 용서받을 수 없고 평생 그 멍에를 벗을 수 없게 하는 건 너무 잔혹하지 않나요? 미혼모들의 삶이 그래요. 사실 그들은 어떤 잘못을 한 것도 아니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진 것뿐인데도요."

'투 투게더'(Two Together)라는 제목으로 제작되고 있는 다큐멘터리는 내년 1월께까지 촬영을 마칠 예정이다. 완성이 되면 미국·스웨덴 등 해외 한인 입양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의 필름페스티벌에 출품할 계획이다.

"혼자서 할 수 있을까, 내 인생은 어떻게 되는 걸까 하고 고민하는 미혼모들에게 혼자가 아니라고, 그들의 삶에는 아직 많은 기회가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리고 그들이 용기를 낼 때 세상이 조금씩 변해 그들을 포용하게 될 거라고요. 이 다큐멘터리가 그런 변화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합니다."

<어머니 나라에서 미혼모 다큐 만드는 피츠패트릭 씨> - 2

chomj@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3/10/15 15: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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