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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에 송전탑 공사재개…농민들 "가을걷이도 못해"

송고시간2013-10-06 17:28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 "가을걷이 어쩌나"
밀양 송전탑 반대주민 "가을걷이 어쩌나"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닷새째인 6일 경남 밀양시 단장면 용회마을에서 한 주민이 타작을 못한 콩과 누렇게 익은 들판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 주민은 콩과 대추, 벼 등 수확철 할일이 태산처럼 밀렸지만 주민 대다수가 송전탑이 설치될 산으로 올라가 일손이 없어 걱정이라며 허탈해 하고 있다. 2013.10.6
choi21@yna.co.kr

(밀양=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사람이 곧 죽을 판인데 거두면 뭐하나?"

한전이 경남 밀양지역 765㎸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시점과 가을 수확철이 겹치면서 송전탑 반대 운동에 나선 주민들이 가을걷이를 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고압 송전탑이 지나는 밀양시 단장면, 상동면, 부북면, 산외면 지역은 밀양에서도 농업이 주로 이뤄지는 지역이다.

반대주민들 역시 대부분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밀양에서 생산되는 대추와 시설하우스 깻잎 생산량은 전국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품질이 좋다.

힘겨운 밀양 송전탑 공사반대 주민
힘겨운 밀양 송전탑 공사반대 주민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닷새째인 6일 경남 밀양시 단장면 단장리 765kV 송전탑 4공구 공사현장 사무실 앞 움막에서 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농사일에 동원되던 트럭 주변에서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다. 주민들은 수확기 농사일을 포기하고 공사반대에 나설 수 밖에는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2013.10.6
choi21@yna.co.kr

특히, 송전탑 반대 투쟁의 중심에 있는 단장면은 대추 시배지로 이름이 높다.

이밖에 송전탑이 지나는 4개 면 주민들은 논농사와 함께 과수, 고추·콩 등 다양한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주민들은 한전의 공사재개로 10월 수확철을 놓칠 위기에 처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북면 도방마을, 상동면 여수마을·금호마을, 단장면 용회마을 등 송전탑 공사현장과 가까운 마을에서는 한전이 공사를 재개한 지난 2일 이후 벼 추수는 물론, 콩 타작을 하는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고 있다.

"수확보다 공사 반대가 우선"이라며 공사에 반대하는 마을 주민 상당수가 노숙 현장에 동참하거나 노숙투쟁과 농사일을 교대로 하기 때문이라고 마을 주민들은 전했다.

대추 농사를 하는 고준길(71) 씨는 "대추는 완전히 익어 물렁물렁해지면서 못쓰게 되는데 반쯤 익은 지금쯤 따줘야 한다"며 "1년 동안 애써 키운 농작물을 수확하려 할 때 한전이 공사를 재개하는 바람에 한해 농사를 망칠 지경이다"고 화를 냈다.

"수술한 양쪽 무릎 아파서 힘들어요"
"수술한 양쪽 무릎 아파서 힘들어요"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밀양 송전탑 공사재개 닷새째인 6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위양리 126번 765kV 송전탑 공사현장 입구에서 공사에 반대하는 한 주민이 수술한 양쪽 무릎을 보여주며 현장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시위를 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주민들은 바쁜 수확철에 일도 못한채 산길을 30분 넘게 걸어올라가 교대로 경찰과 대치하는 고단한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2013.10.6
choi21@yna.co.kr

고 씨는 "한전이 진정으로 지역민을 위한다면 수확이 끝난 11월에 공사를 재개해야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종수(54) 씨는 "외부 일꾼이라도 부르고 싶은데 대치 소식이 알려져서인지 오지 않는다"고 일손 부족을 호소했다.

전임수(75·여)씨는 "날씨가 추워져 감이 얼기 전에 따주고 콩도 말려야 하는데 전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전탑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5일 오전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송전탑 진입로 입구에서 대추밭으로 일하러 가던 평리마을 주민 임모(54)씨 등 농민 3명을 태운 경운기가 임도에서 미끄러지면서 뒤집혔다.

이 사고로 3명 모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1명은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임씨는 "30여 년 동안 농사지으러 다니던 길인데 송전탑 사태 때문에 임도를 차지한 각종 차량 때문에 길을 제대로 지나기 어려워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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