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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합의안에 비판 확산…"제2의 리비아 될수도"(종합)

송고시간2013-09-16 10:53

美정치권 "위반때 후속조치 없어"…16일 유엔 보고서 주목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이승관 특파원 권수현 기자 = 시리아 화학무기 해법의 기본틀을 제시한 '제네바 합의'에 대해 미국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비관론이 점차 확산하는 분위기다.

화학무기 보유현황 공개, 해체 완료 등의 시간표를 내놓으며 시리아 정권을 압박하는 효과를 거뒀으나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후속조치에 대한 합의가 없는데다 해체를 검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합의에 군사개입 옵션이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나섰다.

마이크 로저스(공화ㆍ미시간) 하원 정보위원장은 15일(현지시간) CNN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나처럼 확고한 군사력이 외교적 해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지만 이번 합의에는 그 부분이 빠졌다"면서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위원장은 그러면서 "군사적인 위협 가능성을 배제했기 때문에 포괄적인 시리아 해법을 위한 지렛대를 모두 놓친 셈"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합의 직후 성명에서 "외교가 실패할 경우에 대비해 미국은 행동할 준비태세를 유지해 나가겠다"면서 군사개입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합의안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상원 외교위원회 간사인 밥 코커(공화ㆍ테네시) 의원도 이날 CBS방송에서 "우리는 필요한 것만큼 이뤄내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와의 합의는 시리아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제네바 합의를 주도한 존 케리 장관에 대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협상에서 '불리한 패'를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이번 합의 탓에 러시아가 주도권을 쥐게 됐다면서 '외교 실패'를 꼬집었다.

매케인 의원은 "이건 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합의로 러시아는 지난 1970년대 이후 한 번도 갖지 못했던 중동지역에서의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이번 합의를 어길 경우 우리는 러시아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의 로버트 메넨데즈(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은 "이번 합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무력개입 없이 (시리아) 화학무기를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아사드가 합의를 지키지 않는다면 다시 처음 상황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에서도 합의안이 제대로 이행될지에 대한 회의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합의안이 실패하면 과거 리비아가 화학무기 폐기 약속을 어긴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03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화학무기 포기를 선언했지만 그가 사망한 뒤인 2011년 국제조사단이 현지에서 다량의 화학무기를 찾아낸 전례를 꼬집으면서 시리아에서 이런 사태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대럴 킴벌 미국 군축협회 사무총장은 WP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는 최근까지도 화학무기 보유조차 인정하지 않았고, (미국의) 군사개입 위협이 있을 때까지는 이를 포기할 의사도 없었다"면서 합의를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WP는 미국 역시 냉전 시대의 화학무기를 포기하겠다고 20년 전에 선언했지만 수십억 달러와 최고의 기술을 동원하고도 폐기 작업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으며, 한때 4만t의 화학무기를 보유했던 러시아도 예정된 폐기 일정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번 합의안에도 불구하고 시리아 내전은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점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브루킹스 도하 센터의 중동 연구 책임자 샤디 하미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화학무기 공격은 아사드에게 핵심전략이 아니다. 화학무기를 다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큰 손실을 입지는 않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사드가 더 심각한 학살을 저지른다면 누가 그를 막겠는가"라며 "오바마는 (미국 등 서방의) 군사개입 위협이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대규모 학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만 명백하게 정리해 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염두에 둔 듯 미국과 함께 강경한 시리아 응징을 주장했던 프랑스는 합의안 이후에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15일 TF1 방송 연설에서 시리아 합의안을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하면서도 "군사적 해법은 남겨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리아에 전혀 압박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부 고위 관계자도 AFP에 "우리가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제네바 합의가 모든 측면에 대한 합의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아사드는 믿을 수 없으며 이번 합의는 아사드에 대한 '허가 도장'이 아니다. 개입할 여지가 아직 더 많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만간 발표될 유엔 화학무기 조사단의 보고서 내용이 이번 합의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통과에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AFP는 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현지시간으로 16일 유엔 조사단의 보고서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유엔 관계자는 익명을 전제로 한 AFP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미국 등 모든 세력이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압력을 넣고 있어 반기문 사무총장 측이 단어 하나하나를 선택하는 데에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고서의) 메시지는 화학무기 공격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번 합의안을 지지하는 내용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정부는 이번 합의안이 자신들의 '승리'라고 자평하면서 합의안을 따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옴란 알 주비 시리아 정보부 장관은 15일 영국 ITV와의 인터뷰를 통해 "유엔에서 무엇이 오더라도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humane@yna.co.kr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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