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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되는 적조 피해…근본 대책은 없나

송고시간2013-09-06 16:00

일본 등 수산 선진국은 오염물질 유입 관리 주력경남도 '적조 대응 매뉴얼' 발표 예정

경남 통영시 앞바다 양식장 주변이 적조현상으로 울긋불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DB>>

경남 통영시 앞바다 양식장 주변이 적조현상으로 울긋불긋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DB>>

(통영=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유해성 적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자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예방과 후속 조치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적조 발생 때 20년 가까이 활용하고 있는 황토살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등 남은 과제가 만만치 않다.

경남도는 이번 적조를 계기로 시·도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적조대응 매뉴얼을 만들었다.

◇외국은 오염물질 유입 관리에 주력

일본과 미국 등지에서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유해성 적조생물로 어업인들이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자연현상을 알려진 적조에 대한 근본 대책은 없지만 이미 수십 년 전부터 도입한 대응책이 자리를 잡았다.

수산대국 일본은 1960년대부터 적조 피해가 발생했는데 정부 차원에서 적조방제와 피해보상을 해주는 우리나라와 달리 양식업자 개인이 모든 것을 책임진다.

다만 1970년대 이후 오염물질 총량규제 제도를 도입, 지역과 업체별로 오염배출량을 할당해 바다로 흘러드는 오염물질을 줄였다.

경남 통영시 저림리 앞바다의 적조 피해 현장에서 황토살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DB>>

경남 통영시 저림리 앞바다의 적조 피해 현장에서 황토살포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DB>>

그 결과 1980년대까지 매년 300건 이상 발생하던 적조가 1990년대 들어서는 100건 정도로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일부 어민은 적조가 발생하면 자발적으로 황토를 살포하기도 한다.

미국은 1950년대까지 구리 화합물인 황산동을 방제작업에 사용했으나 환경오염 문제로 중단했다.

이후 일본처럼 오염물질 총량 규제에 주력해 피해를 줄여나가고 있다.

양식업 규모가 적은 노르웨이는 연어 양식장 등을 바다에서 육상으로 옮겨 해수여과 시스템을 갖춘 육상 양식장으로 만들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보하이와 상하이 부근 동중국해와 홍콩 연안에서 무해성 적조가 주로 발생하는데 아직 어업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11년과 2012년에는 유해성 적조생물이 출현해 황토살포 등 방제대책을 연구하고 있다.

이창규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육상에서 해상으로 유입되는 영양염류의 비중이 높을수록 적조 발생 가능성도 크다"며 "양식사료와 배설물 관리, 어장 안식년제 등 자정 노력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황토 살포'가 최선?…효과 둘러싼 논란 여전

우리나라에서 공인된 적조방제 방법은 황토살포다. 경남도는 1995년 황토살포 기술을 개발, 1996년부터 현장에 적용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남 통영시 저림리 앞바다의 적조 피해 현장을 방문, 배 위에서 피해 보고 등을 설명듣고 있다. <<연합뉴스DB>>

박근혜 대통령이 경남 통영시 저림리 앞바다의 적조 피해 현장을 방문, 배 위에서 피해 보고 등을 설명듣고 있다. <<연합뉴스DB>>

해양수산부 산하기관인 국립수산과학원도 황토살포를 가장 효율적인 방제수단으로 꼽는다.

응집력이 강한 황토를 살포하면 적조생물에 달라붙어 적조생물의 연결 부위를 끊는다.

이후 세포가 파괴된 적조생물은 바닥으로 가라앉으면서 제거된다는 게 황토살포의 원리다.

경남은 올해 적조현장에 황토 4만9천24t을 살포했다. 한 달이 조금 넘는 기간에 동원된 선박만 3천538척이었다.

반면에 박준영 전남지사는 "황토는 소중한 미래자원이며 해양생태계에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고 실질적인 방제 효과도 없다"며 사용 중단을 지시했다.

박 지사는 대신에 적조가 밀어닥치기 전에 어린 고기 사전방류, 성어 조기출하, 가두리 양식장 이동, 재해보험 가입 등 어민 자구책을 당부했다.

전남도는 박 지사 지시에 따라 도내 28곳에 12만5천t의 황토를 쌓아만 두고 전해수 살포 등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어민들은 소형어선을 동원, 양식장에 다가오는 적조띠를 흩뿌리는 식으로 방제작업을 벌였다.

한편 경남에서는 일부 어업인이 황토 살포에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멸치잡이 어민들이 조합원인 기선권현망수협은 황토살포와 이 과정에서 선박들이 바다를 누비는 바람에 어군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 여수시의 한 양식어민은 "황토금지령'은 손 놓고 죽으라는 것"이라며 황토를 살포할 수 있게 해달라며 국민신문고에 진정하기도 했다.

경남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 인근 가두리 양식장에 폐사한 물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연합뉴스DB>>

경남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 인근 가두리 양식장에 폐사한 물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연합뉴스DB>>

해양수산부는 전남도에 황토 미살포에 따른 피해발생 시 국고지원 대상 제외라는 엄중 경고 공문까지 보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999년부터 황토에 대한 연구결과, 유해 적조 제거에 효과가 탁월하며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적조피해 후속 조치 현실과 괴리

적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지자체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 지원 대책 등 후속 조치를 내놓았다.

해양수산부는 통영시와 경남도의 건의에 따라 지난 8월 6일 '양식어류 긴급 방류지침'을 발표했다.

적조가 발생해 어류 피해가 우려될 때 어업인의 요청이 있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수산기술사업소 등의 의견을 들어 방류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양식어류를 방류한 어가에는 농어업재해대책법에 따라 보조금과 융자금 등 재해복구비를 지원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현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양식어류(치어) 방류는 통영, 고성, 남해에서 69만1천마리에 그쳤다.

어민들은 대부분 자신의 양식장은 적조를 피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경남 통영시 산양읍 남평리 폐사 양식어류 매몰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DB>>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이 경남 통영시 산양읍 남평리 폐사 양식어류 매몰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DB>>

치어는 평균 3년을 키워 다자란 성어로 출하하면 현재 보상액의 몇배 이상을 벌 수 있는데 헐값에 방류를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재해복구비 지원도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다.

경남도는 최근 올해 적조 피해 중간 복구계획을 확정하고 해양수산부에 지원을 건의했다.

입식비 기준으로 책정되는 복구비의 50%는 국비(35%)와 지방비(15%)에서 보조한다. 나머지는 융자(30%)와 어가 자부담(20%)이다.

따라서 실제 어민 손에 잡히는 것은 복구비 가운데 50% 수준이다.

피해액 1억원 이상인 어가에 대한 지원 한도액도 1억원에 그쳐 융자와 본인 부담을 제외하면 순수 지원한도액은 5천만원이다.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가입 여부를 제외하고 1억원 피해 어민과 100억원 피해 어민 둘 다 손에 쥐는 지원금은 최대 5천만원인 셈이다.

재해보험도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 양식어류 규모에 따라 한번에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보험금을 내는데 보장기간은 1년이다.

이 때문에 재해보험 가입률은 20%가 안 될 정도로 어민들이 외면하고 있다.

보험이 일회용인데 사료 값보다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도 피해가 없으면 헛돈만 쓴 셈이 된다.

양식경력 30년차인 어민 김모(60)씨는 "적조피해가 되풀이되고 있지만 대책이 크게 와 닿지 않는 게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오는 9일 시·도 차원에서 처음으로 '적조대응 매뉴얼 및 중장기 종합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경계·주의·심각 등 적조 발생 단계별 조치사항, 황토살포 효과를 높이는 보완대책, 후속조치 등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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