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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집중...의료 불균형 심각"

송고시간2013-08-29 15:27

손명세 연대 보건대학원장 "의료공급체계 개선 방안 마련 시급"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환자와 의료자원이 수도권 일부 대형병원으로 쏠리는 등 의료공급의 불균형 현상이 심각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개선방안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병원협회와 박인숙 의원(새누리당)의 공동 주최로 2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무너져가는 의료공급 체계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 손명세 연세대 보건대학원 원장은 이 문제를 집중 제기하고 나섰다.

손 원장은 우리나라 의료공급체계가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무분별하게 병상과 고가장비를 증설하면서 이들 병원으로의 환자 집중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기능 재정립 추진방향 자료(2011년)와 보건산업진흥원의 의료체계 당면 문제점 및 개선방안(2010년) 자료를 보면, 국내 상급종합병원의 58.6%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이들 수도권 대형병원은 중증질환자뿐 아니라 외래환자마저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이들 병원은 전체 진료비의 36.9%를 외래환자 진료를 통해 벌어들였다. 게다가 이런 외래진료비의 32.5%는 동네 병의원에서 충분히 진료할 수 있는 가벼운 질환진료로 올린 수입이었다.

국립암센터와 서울지역 4개 대형병원이 국내 전체 암 수술의 30% 이상을 차지했다. 관상동맥우회술의 상황은 더했다. 서울지역 4개 대형병원이 국내 전체 관상동맥우회술의 45.5%를 점했다.

우리나라 병원 총 병상 수는 2010년 현재 인구 1천명당 8.8병상으로 2005년(5.9병상)에 견줘 2.9병상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병상 수(4.9병상)보다 3.9병상이 더 많았다.

특히 수도권 대형병원들이 대부분인 상급종합병원의 병상 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상급종합병원 1곳당 병상 수는 2005년 875병상에서 2008년 916병상으로 늘었다.

2005년에서 2008년 사이 의료기관당 병상 수가 종합병원 338병상→332병상, 병원 141병상→138병상, 요양병원 119병상→111병상, 의원 4병상→4병상 등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된다.

고가의료장비도 급증했다. 2010년 인구 100만명당 우리나라 컴퓨터단층촬영(CT)장비 보유 대수는 35.3개로 2005년(32.3대)과 견줘 3대 늘었으며, OECD 회원국 평균 23.3개보다 훨씬 많았다.

2010년 인구 100만명당 우리나라 자기공명영상(MRI)장비 보유 대수도 19.9대로 2005년(12.1대)에 비해 7.8대 증가했고, OECD 회원국 평균 12.5대보다 월등히 많았다.

손 원장은 이런 일부 대형병원에 의료 서비스가 집중되는 문제를 해결하기위한 대책을 몇가지 제시했다. 먼저 위급하지 않은 가벼운 환자를 별도로 관리하고 지역별로 공공보건의료센터와 공공전문진료센터(고위험 분만 및 중증외상, 재활 등)를 확충, 육성해 도서산간지역 주민이 더 수월하게 공공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대형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들에게는 본인부담금을 더 물리는 식으로 차등제를 시행함으로써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온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윤석준 교수는 지금과 같은 의료제공체계가 형성된 이유로 ▲ 대형병원, 고가의료장비가 의료의 질을 보장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 서구 선진국에 견줘 1차 의료(동네의원)에 대한 개념 미비 ▲ 의료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위한 조정자로서의 정부 기능 미약, ▲ 의료기관 간 자율적 시장질서 전통 부재 등을 꼽았다.

윤 교수는 바람직한 보건의료 제공체계를 구축하려면 '의료 민주화' 개념을 도입해 대형병원과 중소규모 의료기관 간의 상생을 위한 논의를 시작하고 무분별한 병상 증설을 억제하는 방안을 만들어 시행하며, 고가 의료장비 도입 심의위원회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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