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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의 상처 치유하는 재독 상담원 김윤희 씨

송고시간2013-08-28 10:17

"이주여성의 가장 큰 어려움은 언어 장벽에 따른 소외감"

(대전=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27∼30일 대전에서 열리는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에 참가하기 위해 독일에서 방한한 김윤희(46) 씨는 다른 참가자들보다 하루 일찍 대전에 도착했다.

독일에서 다문화 심리치료 전문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대전지부를 찾아 상담원들에게 생생한 강연을 들려주기 위해서였다.

28일 만난 김씨는 "독일과 한국의 이주여성 상담 사례나 양국의 사회복지 실태를 비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7년 독일로 건너가 튀빙겐대에서 사회교육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자신도 독일에서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사는 이주여성이다.

독일 여러 곳에서 상담원과 상담 강사로 일했고 현재는 독일 전역에 상담소를 둔 '나비타스'에 소속돼 한인 여성을 비롯한 이주여성의 상담을 주로 맡고 있다.

"이주여성 처지에서 가장 힘든 것은 언어 문제입니다. 배우자, 아이들과 언어가 통일이 안 되니까 소외를 당하게 되고 여기서 가정 문제가 많이 생기죠."

상담소를 찾는 이주여성 가운데 한국인 가정의 비율은 20% 정도. 과거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왔다가 정착한 사람 가운데도 이런저런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은퇴 후에 가족한테서 소외당하고 우울증에 화병이 생긴 경우가 있습니다. 화병이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라는 것도 모르고 참고 사셨던 것이죠. 또 자녀교육 문제에 한국 방식을 고집하면서 배우자와 갈등이 생기는 사례도 많고요."

한인 여성에 대한 심리상담의 필요성을 절감한 김씨의 제안으로 KOWIN 독일지부에서는 2004년부터 한국여성상담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독일 전역을 돌면서 많은 한인 여성을 만났는데 KOWIN 회비만으로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 지금은 잠정적으로 상담소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늘 아쉬움을 품고 있다가 올해 세계한민족여성재단이 주최한 제1회 사회복지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해 상금으로 내년 베를린에서 시니어 한국여성상담소를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일단 베를린에 거주하는 55세 이상 한인 여성에게 정기적으로 개인상담과 그룹상담을 해줄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우리보다 앞서 다문화 사회로 진입한 독일에서 '다문화인'으로 살아가는 김씨는 "다문화 시대로 가는 준비 과정에서 우리가 가장 중요시해야 할 사항은 잘못된 편견을 수정하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편견을 없애려면 무엇보다 미디어 교육이 중요합니다. 가령 독일에서는 외국인이 범죄를 저질러도 기사에서 그 부분을 부각하지 않습니다. 기사 마지막에 '피의자는 터키인 2세'라는 식으로 가볍게 언급만 해도 굳이 적시할 필요가 있었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죠."

26일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 대전지부에서 열린 강연회는 모국에 온 김에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에 주최 측인 여성가족부에 김씨가 직접 제안해 성사된 것이다. 재능기부 차원에서 무보수로 나섰다.

"KOWIN 참가는 이번이 네 번째인데 전에 보니 행사 일정을 쫓아가기만도 바쁘더라고요. 다양한 나라, 다양한 분야의 훌륭한 분들이 모인 만큼 노하우를 모국과 공유할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이주여성의 상처 치유하는 재독 상담원 김윤희 씨> - 2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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