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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김추화 케냐 한글학교 교장

송고시간2013-08-02 11:29

"한글학교 아이들 완전한 한국인으로 키우고파"

(경주=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낯선 아프리카 땅에서 송편을 쪄 먹고 한복을 입으면서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보면 피곤이 싹 가셔요. 학교 운영도 힘들고 선생님도 부족하지만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에 힘을 내 보는 거죠."

김추화(45·여) 케냐 한글학교 교장은 "한글학교는 아이들이 자신을 한국인이라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며 "영어를 못해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은 한글학교에서 한국어로 자신감을 되찾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재외 한글학교 교사 초청 연수 참석차 방한한 김 교장은 1998년 케냐로 이주해 2006년 한글학교 교사로 일하기 시작했다.

"셋째를 낳은 지 1년 반 정도 됐을 땐데 한글학교 선생님 여러 명이 한꺼번에 그만두는 바람에 두세 반을 한 반으로 합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쩔 수 없이 나선 게 여기까지 왔네요."

케냐 한글학교의 가장 큰 현안은 교사 부족과 공간 확보 문제. 재외동포재단과 한인회의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교실·교무실 임대료와 교사 수고비를 주기도 빠듯할 정도다.

장기적으로는 한글학교가 자체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에 김 교장은 교장을 맡은 2008년부터 자신은 무보수로 일하고 나머지 8명의 교사는 월 수고비의 10%를 한글학교 부지를 위한 성금으로 내놓도록 했다.

"2009년에 교사 연수를 와서 부지 성금을 모으는 이야기를 했더니 미국에서 온 교사 한 분이 마음을 더하고 싶다며 봉투 하나를 건네더군요. 가슴이 뭉클해 눈물이 나올 뻔했어요. 한글학교를 생각하는 마음들이 이어져 있는 것 같아서요."

케냐 한글학교가 빌려 쓰는 현지 유치원 사무실에는 늘 한국의 옛 시조 한 구절이 걸려 있다. 한글학교 아이들의 한국어 실력으로 시조를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모국의 철학과 정서를 이해해보라는 의도다.

김 교장은 "아이들에게 '한국 사람이 한국어를 못하면 수재여도 바보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며 "자신의 뿌리를 알고 목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정과 한글학교 모두에 큰 영향을 끼치는 김 교장의 확고한 신념 때문인지 케냐 한글학교를 졸업한 한인 학생 중 다수가 한국의 명문대로 진학해 케냐 한인사회에 큰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세 딸의 어머니이기도 한 김 교장은 "아이들이 처음에는 한국에 관심이 없었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 역사·문화를 알아가면서 점점 한국을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아이들의 변화가 가장 큰 보람"이라고 털어놓았다.

"아이들을 완전한 한국인으로 키우는 게 제 목표예요. 한국의 문화, 역사, 생활상을 제대로 알고 어디에서나 떳떳하게 한국 사람임을 자랑스러워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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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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