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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 박기춘 사무총장 '파격 임명'>(종합)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9일 당 살림살이를 책임질 사무총장에 수도권 출신의 박기춘 원내대표를 임명하는 '깜짝 카드'를 내밀었다.

제1 야당의 실질적 서열 2위인 원내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어서 당 안팎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 속에 적지 않게 술렁였다.

민주당은 이번에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 대표 권한을 강화한 만큼 사무총장의 역할도 예전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 총장이 직전에 원내대표를 지낸 '중진'이라는 점에서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그는 지난 2006년 집권당이던 열린우리당의 사무총장 경력이 있어 이번에 두번째로 당 살림을 맡았다. 사무총장의 업무와 역할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준비된 사무총장'이란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 이번 인선은 대선 패배 후 계파 갈등에 휩싸여 표류해온 당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한편으로 당 혁신 작업을 속도있게 진행하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관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박 총장 임명 배경에 대해 "혁신의 지침을 가장 강단있게 실천해낼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일차적으로 혁신에 방점을 두면서 화합을 도모한 측면도 읽힌다. 박 신임 총장은 이른바 '김한길 직계'가 아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연말 비주류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되는 등 계파색이 옅은 편이다. 박 총장은 오는 15일 새 원내대표 선출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겸직하게 된다.

박 총장을 기용한 '파격 인사'는 김 대표가 이날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인선 내용을 알릴 때까지 지도부조차 예측하지 못할 정도로 철통보안 속에 이뤄졌다.

당헌·당규 개정으로 인사에 관한 전권을 거머쥔 김 대표는 회의에서 "엄중한 시간인만큼 연습할 시간이 없다"며 박 총장 임명배경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김 대표는 5·4 전대 직후 일찌감치 박 원내대표를 사무총장으로 낙점, 고사의 뜻을 밝힌 그를 집요하게 설득한 끝에 수락의사를 받아냈다. 이 과정에서 "끝까지 안하겠다면 항명"이라는 말까지 했으며 박 총장은 결국 "수문장이라도 하겠다"며 받아들였다고 한다.

박 총장은 열린우리당 시절 김 대표가 원내대표를 맡았을 때 원내부대표와 비서실장을 맡아 호흡을 맞춘 인연이 있다.

김 대표는 신임 홍보본부장에 박광온 문재인 전 대선후보 캠프 대변인, 전략기획본부장에 비주류의 최원식 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박 전 대변인의 경우 문 전 후보 캠프에서 일한 경력과 호남 출신이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해석된다. 탕평의 요건을 두루 갖춘 셈이다.

그러나 김 대표가 당초 내세운 '대탕평'이 어느 정도 실현될지는 후속인사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10일 최고위 회의 후 정치개혁특위, 상향식 공천 심사특위, 민생본부장 등 일부 특별기구를 설치하고 책임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박기춘 사무총장 카드'를 놓고 당내 반응은 다소 엇갈렸다.

업무 추진 능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기대를 하면서도 원내대표를 사무총장에 임명한 것을 놓고는 "강등 아니냐"는 반응과 함께 '밑돌 빼서 윗돌 괴기', '김한길표 회전문 인사'라는 회의적 기류도 나왔다.

한 의원은 "중립적 인사로 평가한다"고 말한 반면 다른 의원은 "격에 안맞을 뿐 아니라 새 인물을 전진배치해야 하는 상황에서 참신성이 떨어진다. 당의 인물난을 보여주는 인사"라고 지적했다.

hanksong@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3/05/09 21:57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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