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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전창진 감독, 서장훈 은퇴 회견서 돌발 질문

송고시간2013-03-21 13:53

<프로농구> 전창진 감독, 서장훈 은퇴 회견서 돌발 질문 - 1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어제까지는 감독이었지만 오늘은 팬으로서 질문하겠습니다."

21일 서울 종로구 KT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서장훈(39)의 은퇴 기자 회견. 자리에 앉아 있던 부산 KT 전창진 감독이 갑자기 마이크를 잡고 서장훈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전 감독은 "하락세가 시작되는 시점에 김주성이라는 선수가 나타났다"고 회상하며 "그때 맞대결에서 개인 기록은 서장훈이 좋았어도 언론에서는 팀이 이겼다며 '김주성이 판정승'했다고 많이 썼는데 속상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은퇴 기자회견에 딱 들어맞는 질문이었지만 사실 전 감독이 직접 하기는 껄끄러울 만한 내용이었다.

김주성이 프로에 데뷔한 2002-2003시즌부터 7년간이나 그를 지도한 사람이 바로 전 감독이기 때문이다. 당시 전 감독은 코트 안팎에서 제자인 김주성의 기 살리기에 앞장섰다.

김주성의 프로 데뷔 이후 일부 농구 팬들이 서장훈을 '골리앗'에 비유하며 나쁜 이미지로 몰아갔고, 김주성은 그런 서장훈에 대항하는 '착한 나라 사람'으로 여겼던 것도 사실이다.

서장훈도 "감독님이 질문하시니 당황이 된다"며 말문을 열었다.

서장훈은 "어릴 때부터 항상 다른 선수와 비교를 당하면서 선수 생활을 했다"며 "어느 시대나 기존에 있는 사람보다 새로 등장한 사람에게 더 큰 기대를 하게 되고 좀 더 잘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답했다.

그는 "그때는 지금보다 젊었을 때니까 생각도 젊었을 것"이라며 당시에는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는 사실을 에둘러 인정하면서도 "지금의 (김)주성이도 다음 후배들에게 비교를 당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서장훈은 또 "지금 와서 생각을 해보면 그런 것들이 내가 자극을 받고 버티는 힘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서장훈의 은퇴를 계기로 전창진 감독과 서장훈의 남다른 우애가 다시금 농구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둘은 그다지 공통점이 없는 편이다.

학교도 고려대와 연세대로 '정반대'고 전 감독은 서장훈의 대항마로 꼽힌 김주성을 오래 지도하기도 했다.

또 서장훈이 목을 처음 다친 1994-1995 농구대잔치 때 전 감독은 연세대의 상대팀이었던 삼성전자 매니저를 맡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옮길 팀을 찾던 서장훈을 품에 안아준 사람이 바로 전 감독이고, 결국 서장훈의 선수 생활 마무리를 함께한 지도자 역시 전 감독이 됐다.

둘은 2005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부터 본격적으로 교분을 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장훈은 "조금 더 젊었을 때 전 감독님과 함께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이번 시즌 전부터 감독님은 저에게 좋은 큰 형님이었고 멘토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저를 넓은 마음으로 배려해주시지 않았다면 마지막 떠나는 길이 너무 외로웠을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서장훈은 "다른 감독님들에게도 다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전 감독님은 선수들의 마음을 잘 헤아리시고 정이 많은 분이라 선수들이 농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전 감독과 서장훈은 기자 회견이 끝난 뒤에도 서로 부둥켜안고 1년간 함께 했던 정을 나눴다.

email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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