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플레이오프 감독들 '절실함 Vs 여유'
송고시간2013-03-20 12:23
6개팀 감독들, 미디어데이 행사서 출사표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KBL센터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이 우승트로피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경은 SK감독, 이상범 KGC인삼공사,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 유재학 모비스 감독,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 김동광 삼성감독. 201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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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태용 기자 = "한 발짝 더 뛰는 절실함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유도훈 인천 전자랜드 감독은 20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나머지 5팀 감독들과는 다른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전자랜드는 23일 6강 플레이오프에서 6위 서울 삼성과 대결한다.
전자랜드는 모기업의 자금난으로 구단주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팀이다.
스승인 김동광 삼성 감독과 지략 대결을 벌이는 유도훈 감독은 "구단주의 마음을 돌리려면 최소한 챔피언 결정전까지 가야 한다"며 "시즌 초·중반에 다친 문태종, 주태수 등이 플레이오프에 복귀하니 한 발짝 더뛰는 농구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객관적인 전력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렵다는 전망 속에서도 6위에 오른 삼성의 김동광 감독은 오히려 여유를 보였다.
김 감독은 "개막 전에는 6강이 목표였는데 일단 달성했다"며 "상대팀 유도훈 감독이 워낙 영리해 골치 아픈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절실한 사정이 있는 전자랜드와의 경기라도 "절대 봐주는 일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부상 선수가 많은 4위 안양 KGC인삼공사의 이상범 감독은 "주축 선수인 오세근이 못 나오는 상황에서 속전속결을 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섰지만 2년 연속 우승은 사실상 힘들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이에 맞서는 5위 고양 오리온스의 추일승 감독은 "우승 전력이면서도 정규리그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플레이오프에서 훨씬 좋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1위 팀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은 정규리그 성적만으로 우승팀을 가렸으면 좋겠다며 엄살을 부렸다.
처음 지휘봉을 쥔 문 감독은 자신과 선수들의 경험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겁 없이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미 두 차례나 챔피언결정전 우승 경력이 있는 2위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은 "이전에는 전력이 좋지 않았는데도 우승을 했는데 이번에는 멤버가 좋아 꼭 우승을 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번에 우승을 못하면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는다고 엄살을 부려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미디어데이 행사에 앞서 10개 구단 감독들은 최근 일어난 '승부조작' 사태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프로농구는 최근 강동희 전 원주 동부 감독이 2년 전 경기에서 승부조작에 개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검찰에 구속돼 수사를 받으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김동광 감독은 사령탑 대표로 결의문을 낭독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경기 운영과 매경기 혼신을 다하는 플레이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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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3/03/20 12: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