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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퀘스터 벼랑끝 협상 극적 돌파구 마련할까

송고시간2013-03-01 11:44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건물 뒤에 석양이 지고 있다. 미 국회의원들은 3월 1일에 발효되는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건물 뒤에 석양이 지고 있다. 미 국회의원들은 3월 1일에 발효되는 시퀘스터(자동예산삭감)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천 길 낭떠러지로의 추락이냐, 막판 극적인 타협이냐?

연방정부 예산이 자동으로 삭감되는 이른바 '시퀘스터'(sequester) 해소를 위한 막판 절충 노력이 수포가 되면서 미국 경제는 그야말로 풍전등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당장 1일(현지시간)부터 시퀘스터가 발동된다. 미국 동부 시간으로는 자정, 한국 시각으로는 1일 오후 2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부 예산에서 앞으로 6개월간 850억 달러가 빠져나가면 미 경제 성장과 중산층 번영에 치명적"이라고 호소했지만 별다른 반향이 없다.

국제신용평가회사 피치는 미 정치권의 논쟁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더 큰 문제는 시퀘스터가 발동되면 미국 경제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암운을 드리울 메가톤급 충격파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이다. 전 세계의 우려와 공포가 날로 커지고 있다.

◇ 1일 여야 정치권 회동에 시선 집중 =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1일 일단 시퀘스터가 발동된 직후 의회 지도부와 회동, 막판 절충에 나설 예정이어서 시퀘스터 충격이 현실화되기 전에 파국을 막지 않겠느냐는 한 가닥 기대가 없지 않다.

이번 담판에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미치 매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예산 협상 관련자들이 참여한다.

심각한 표정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심각한 표정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그동안 접촉도 하지 않았던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만나는 건 좋은 징조일 수 있다.

미국 주가지수도 그런 기대감을 반영했다. 주가는 시퀘스터 발동을 하루 앞두고 장 초반 혼조세로 출발했으나 오후장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며 소폭 반등세를 보였다가 장 막판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일각에서 우려했던 급락세는 없었다. 미 국채가격은 `시퀘스터` 발동을 앞둔 데 따른 안전자산 매입세로 상승했다.

◇ 언론과 전문가들 비관적 전망 우세 = 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백악관 분위기를 감안할 때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미 상원 양당 지도부가 각 당의 주장을 담은 대체 법안을 내놓았지만 모두 부결됐다. 민주당이 내놓은 대체안은 시퀘스터를 피하기 위해 부유층을 상대로 한 세율을 최소 30% 적용하고 국방 및 농업 예산을 삭감하는 것을 골자로 한 패키지 법안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민주당안 부결 직후 "공화당은 시퀘스터를 선택했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한 모든 부담을 중산층에게 지우려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공화당안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850억 달러의 예산 삭감을 어떻게 이행할지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현재 백악관과 행정부, 민주당은 부자 증세 등을 통한 세수 증대와 예산 삭감을 동시에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공화당은 세금 인상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팽팽히 맞서 있다.

미국 언론과 전문가들은 시퀘스터가 1일 발동되더라도 각 당이 자기 입장만 고수한 채 수수방관할 것이라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1일 협상에서 합의가 나오지 않으면 미국 정부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오는 9월 말까지 850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

격앙된 분위기의 공화당 지도부
격앙된 분위기의 공화당 지도부

◇ 백악관ㆍ정부ㆍ민주 vs 공화당 여전히 평행선 달려 = 백악관은 시퀘스터가 가져올 충격을 '퍼펙트 스톰'이라고 표현하면서 공화당을 겨냥한 여론 압박전을 계속하고 있다.

시퀘스터 상황이 국방부 등 정부 및 산하 기관 직원 무급 휴가, 교사 및 보조교사 해고, 국방ㆍ안보 태세 및 국경 경비 약화, 항공 여행 지연, 백신 접종 축소 등 전방위적인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라는 얘기다. 주한미군을 비롯해 국내외 미군 소속 민간인 근로자들에게도 무급 휴가가 적용된다.

반면 공화당 측은 시퀘스터를 막고자 했다면 왜 발동 당일에서야 회동 일정을 잡았느냐며 오바마 대통령을 비판하고 있다.

여·야 협상 당사자들은 1일 이후에도 당장 시퀘스터의 충격파가 미국민들에게 즉각적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고려하는 듯한 분위기다.

아닌게아니라 국방부 등 정부 기관들은 이미 비용 감축과 직원 무급 휴직을 준비하는 등 시퀘스터 발동 이후 대비체제를 어느 정도 갖춰온 터였다.

다만 시퀘스터가 발동돼도 당장 예산 삭감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데다 연방정부와 산하기관이 최소한 30일 전 직원들에게 무급휴가 사실을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해고 사태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오바마 대통령 입장에서는 3월 말까지 완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해도 공화당과 시퀘스터를 몇 달 더 미루면 되기 때문에 자신의 증세 주장을 끝까지 관철시키려 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도 시퀘스터 자체가 자신들이 원하는 예산 삭감과 동일한 효과가 있는 만큼 오바마 대통령과의 협상에 매달릴 만큼 절실한 상황이 아닐 수 있다.

베이너 하원의장이 당내 의원들과 비공개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동은 듣는 자리일 뿐 협상할 의도는 없다"고 밝힌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다. 1일 회동에서도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할 가능성에 전문가들이 배팅하는 이유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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