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출범 D-3> 靑ㆍ내각 '반쪽 출범'하나

(서울=연합뉴스) 이준서 기자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22일로 사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 정부의 '반쪽 출범'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오후 해단식을 하고 모든 활동을 종료하지만,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처리가 진통을 겪으면서 내각 구성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청와대 실무비서진 인선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당장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아 오는 26일 국회 본회의 통과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새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장관 내정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은 줄줄이 취임식 이후로 밀렸고,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신설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ㆍ해양수산부 장관 내정자는 국회에 인사청문 요청서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지난 13일 지명한 장관 내정자 6명의 인사청문 요청이 15일에야 제출됐고, 인사청문 기간이 최장 20일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달 7일이 돼야 새로운 장관이 국무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이 온전하게 새 내각을 꾸려 국무회의를 주재할 수 있는 시점은 3월 중순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이명박 정부' 각료들로 새 정부 업무를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20~21일 이틀간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처리 여부도 변수다.

여당 의원들은 정 후보자에 대해 '적격' 판정을 내렸지만 야당 의원들은 부정적 평가를 하면서 최종 판단을 보류했다. 오는 26일로 예정된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가 지연되면 새 대통령 아래 현 정권의 총리와 각료가 당분간 공존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3실9수석34비서관' 체제의 청와대 진용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을 놓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장과 수석비서관들만 내정됐을 뿐 실질적으로 청와대 업무의 주축이 되는 34명의 비서관들은 인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 측에서 비서관 인선에도 철저한 사전 검증을 진행한다는 얘기도 있어 오는 25일 취임식 전까지 비서관 진용이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기는 어렵다는 관측도 있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관 인선에 대해서는 오늘(22일) 현재까지 통보받은 바 없다"면서 "5년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도 2월22일에야 비서관을 발표했기에 그때와 비교해 크게 늦은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인력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에 들어가 곧바로 업무를 시작해야 하는 만큼 지금과 같은 촉박한 일정에서는 업무 차질이 빚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크다.

j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013/02/22 11:2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