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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신세계' 40대 첫 영화..조금 깊어졌죠"

송고시간2013-02-14 06:45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배우 이정재(40)는 지난해 1천3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도둑들'의 '뽀빠이'로 30대를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그리고 올해 누아르 영화 '신세계'로 40대 연기 인생을 묵직하게 열었다.

최대 범죄조직에 잠입한 경찰 역할. 범죄조직과 경찰 사이에서 혼란스럽고 괴롭지만 꽁꽁 숨겨야하는 답답한 심정을 온몸으로 연기했다.

13일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조금은 더 깊어진 연기가 담기지 않을까 싶다"고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안으로 쓸어담는 연기"여서 힘들었지만, 대단한 두 배우 최민식과 황정민과의 호흡에서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고 추억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액션 연기가 많지 않았지만, '베를린' 같은 액션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했다.

다음은 이정재와의 문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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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영화를 본 소감은.

▲영화 들어가기 전부터 다른 갱스터 영화와 아주 흡사한 게 아니냐는 우려와 걱정을 많이 들어서 내내 완성된 작품이 어떻게 나올지 불안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언론시사회 이후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안도했다. 누아르 장르여서 영화가 많이 무겁거나 처지진 않을까 걱정도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재미있게 나온 것 같다.

--TV드라마 출연을 포기하고 '신세계'를 택했다고 하던데.

▲최민식 선배한테서 같이 해보자는 전화를 받았을 때 드라마 출연이 확정되기 직전이어서 사정을 말씀드렸다. 선배가 '시나리오나 한 번 읽어봐라'고 하셨고, 읽어보니 정말 좋아서 더 고민이 됐다. 그런데, 마침 그때 드라마 제작비와 편성 등의 문제로 촬영 일정이 한 달 밀리게 되면서 캐스팅에서 빠질 수 있었다. 솔직히 '신세계'를 놓치기 아까웠다. 최민식, 황정민이란 배우와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이 역할을 다른 사람한테 준다는 게 너무 아까웠다.

--최민식, 황정민과 함께 하고 싶었던 이유는.

▲최민식 선배는 당대 최고의 배우다. 그야말로 연기의 신이다. '파이란'도 좋았고 최근 '범죄와의 전쟁'도 좋았다. 후배들 사이에서는 꼭 같이 한 번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다. 황정민 씨는 '로드무비'를 보고 저런 배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놀랐다. 남성미가 확 넘쳤다. 이후의 작품들도 모두 자기 몸을 캐릭터와 완전히 맞춰서 녹여낸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두 사람과의 호흡은 어땠나.

▲두 분 다 너무 좋았다. 굳이 '이렇게 하자'는 말없이 서로 자연스럽게 반응했다. 서로 맞춰서 움직이는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 상대 배우와의 호흡으로 따지면 내가 지금까지 한 모든 작품을 통틀어 이번이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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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과 경찰 사이에서 고뇌하는 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연기하기가 까다로웠다. 신경이 무척 예민해지고, 뭘 해도 시원한 느낌이 없었다. 표현을 시원시원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 연기하면서도 재미있는데, 이건 쓸어담는 연기다. 애매하기 때문에 뭘 하면서도 이게 정확한 건지, 맞는 건지 가늠하기가 어려웠다. '정청'(황정민)은 감정이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사람이고 '강과장'(최민식)은 판을 다 벌려 놓는 사람이니까 눈에 보인다. 그런데, 내 역할은 그 안에서 고뇌하는, 갈팡질팡하는 역할이다 보니 표현이 잘 될까, 잘 된다 하더라도 과연 요즘 관객들이 그런 인물에 매력을 느낄까 걱정됐다. 그래도 시사회에서 본 관객들이 '저 인물이 힘들었겠구나' 하는 걸 잘 이해해주더라. 내심 다행이구나, 아주 틀린 선택은 아니었구나 안도했다.

--설정이 다소 비슷한 '무간도'나 다른 갱스터 영화를 참고한 게 있나.

▲없다. 굳이 참고해야 할 필요성은 못 느꼈다.

--이 영화가 배우 이정재의 연기 인생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까.

▲모든 배우에게 나이란 것은 괘념치 말아야 할 숫자일 수도 있고 의미를 둘 수도 있는 숫자다. 배우가 물리적으로 20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따로 있고, 30대의 역할, 40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이 나뉘어 있다고 보는데, 이 영화가 내 40대의 첫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걸 하면서 '내가 40이 됐구나'는 느낌이 오기도 했다. 이 영화를 하면서 든 생각은 당연히 더 열심히 해야겠단 거였고, 깊이가 조금 더 생겼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뭐가 중요하단 걸 조금 더 명확히 알게 되는 것 같다. 배우 이전에 한 인간이니까 살면서 겪을 수 있는 여러가지 것들을 겪다보니 연기에 투영되기도 하고 조금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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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아르 장르지만, 액션이 별로 없어서 아쉽진 않았나.

▲액션이 주가 되는 영화가 아니어서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앞으로 액션 연기를 해보고 싶은 욕심은 없나.

▲당연히 액션 영화에 대한 기대가 있다. 남자 배우라면 액션신이 많은 '베를린' 같은 영화에 출연하고 싶은 욕망은 누구나 있을 거라고 본다. 나도 마찬가지고.

--지금 찍고 있는 영화 '관상'에서는 수양대군 역인데, 어떤 연기를 보여줄 건가.

▲역사 속의 인물 수양대군에 대해서는 완전히 악인으로 보는 시선과 나름의 논리를 인정하는 시선 두 가지가 있을 거다. 영화에서는 이 두 가지를 다 합친 인물을 보여준다. 나 역시 어느 한 쪽만 표현하고 싶진 않았다. 사실 많은 분량이 나오진 않는데, 그러다 보니 더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었다. 어쨌든 자기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목적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강해야 된다는 게 머릿속에 있는 남자다. 연기자가 같은 류의 캐릭터를 계속 할 순 없는데, '도둑들'에서 '뽀빠이'는 많이 발산했던 것 같고 '신세계'는 쓸어담는 연기였고 '관상'은 불이 막 뿜어져 나오는 연기다.

--여전히 20대 시절 못지않은 멋스러움을 유지하는 비결은.

▲멋에 대해 관심이 있다. 배우 중에서도 이런 부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 반 정도는 된다. 멋 내는 것에 대해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나는 잘 차려입고 다니는 데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쇼핑은 별로 안 좋아하고 돈을 쓰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 그래서 한 아이템을 살 때 10년을 입을 수 있을까 생각한다. 멋스러운 배우를 계속 고집하고 싶다. 어떤 분들은 내게 '너는 그런 걸 벗어야 또다른 걸 얻을수 있다'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나는 '굳이 그걸 버려야만 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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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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