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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사회>④사생활 위협하는 '디지털 발자국'

송고시간2013-02-12 07:00

데이터 수집·활용 투명성 위한 제도화·감독 필요 데이터 소유권·저작권 논란 가능성도

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SNS를 보고있다.(자료사진)

한 시민이 스마트폰으로 SNS를 보고있다.(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기획취재팀 = 고도화한 디지털 시대의 '신(新)자산'으로 떠오른 빅 데이터.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빅 데이터의 잠재력에 주목하고 있지만, 한편에선 빅 데이터가 가진 태생적 위험성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 중 가장 큰 우려는 뭐니뭐니해도 디지털 사회가 진전되면서 끊이지 않고 제기돼온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다.

◇프라이버시의 종말? = 개인정보가 하나의 상품으로 취급되면서 개인정보의 불법 유출과 거래가 사회문제화한 것은 이미 오래된 일이다.

방대한 데이터 수집과 분석,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되는 빅 데이터 시대에는 개인정보를 노린 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고, 이에 따른 피해도 과거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빅 데이터 시대 개인정보를 둘러싼 우려를 더욱 키우는 것은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이다.

개인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개인정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과 사진, 인터넷 이용기록, 카드 사용 내역, 위치정보 등 '디지털 발자국'이 데이터베이스에 축적돼 사생활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정보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유통업체 타깃이 고객의 소비습관과 상품 구매패턴의 변화를 분석해 부모도 알지 못하고 있던 여고생 고객의 임신 사실을 예측하고, 임부용 물품 할인쿠폰을 보낸 것은 '디지털 발자국' 추적의 대표적인 사례다.

앞으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별 '맞춤형 마케팅'이 활성화되면 타인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취향과 욕구가 '발굴'될 가능성이 커진다.

정영수 한국정보화진흥원 선임연구원은 '빅데이터 시대의 프라이버시 보호' 제하 보고서에서 "다양한 매체 및 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보 제공자가 의도하지 않은 사생활 침해가 가능해졌다"며 "트위터, 블로그 등에 따로따로 올린 내용을 통합분석하면 특정인이 혼자 사는지 여부나 언제 집을 비우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 수집·활용 투명성 강화 필요 = 하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일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되고 축적되는 상황에서 빅 데이터의 활용은 거스르기 어려운 흐름이 되고 있다.

따라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빅 데이터 시대의 정보 보호는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차단 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 수집·이용 과정의 투명성과 정보주체의 선택권을 확대해 소비자, 시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조성준 서울대 산업공학과·빅데이터센터 교수는 "빅 데이터에 대한 공포가 너무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 그런 식의 접근은 곤란하다"면서도 "(빅데이터가) 범죄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통해 철저하게 관리하고, 정부는 기업들이 고객의 정보를 잘 관리하고 있는지 감독하고 그 내용을 공개해 소비자들로 하여금 어떤 기업이 안전하고 위험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은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개인정보 취급방침 목록에 개인식별정보뿐 아니라 쿠키 등 행태 정보를 추가하고 ▲개인정보 취급에 관한 정보 주체의 결정권을 확대하며 ▲빅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침해 관련 분쟁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관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 부연구위원은 "개인정보로부터 추출돼 새롭게 구성되는 지식이 집단화돼 사용될 때 개인정보의 어느 부분이 보호돼야 하는지도 애매해질 수 있다"며 "데이터 수집·분석 전에 개인정보 준칙을 지키는 것 못지않게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사후적 준칙 역시 중요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소유권·저작권 문제도…=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가공·결합해 새로운 정보를 도출하는 빅 데이터 활용이 본격화하면 데이터 의 소유권과 저작권 등을 둘러싼 법적 논란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용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빅데이터가 힘을 발휘하려면 여러 사람의 개별적인 정보가 모여야 하는데 이 경우, 데이터 생성의 주체인 개인과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려는 기업이나 기관 간에 소유권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나 기업 등 특정집단이 독점한 빅 데이터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연구목적 등으로 일부 정보를 공개·공유한다면 사회적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종원 상명대 저작권보호학과 교수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람들이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과 사진, 트위터·페이스북 글 등 저작물이 모여 빅 데이터의 일부를 형성한다"며 "이 경우 복제권 등 다양한 저작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터넷상의 저작자 표시를 활성화하고 빅 데이터를 이용하거나 분석하는 사업자들이 저작물을 수집할 때 해당 사이트에서 허가를 받도록 기술적, 정책적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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